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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재우 Apr 03. 2017

파리 여행 단상 11~20




11. 


모네는, 일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지친 파리 시민들에게 평화와 안식을 맛보게 해주고 싶어 수련 연작을 그리고 기증했단다. 말년의 그는 노구를 이끌고 보이지 않는 눈으로, 포기하지 않고 수련을 그렸다. 수련 작품이 흐릿한 것은 모네의 눈 때문. 
작품이 완성되고 공개된 지 몇 달 뒤, 모네는 숨을 거둔다. 자연 채광으로만 조명을 하고, 벽과 입구마저도 둥근 이 방. 평화와 안식이라는 염원이 있었기에, 모네는 세상에 없던 공간을 생각해낼 수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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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르누아르가 저렇게 보이는 의자에 앉아 30분을 자고 일어났다. 걷고, 보고, 주저앉아 자다가, 또 걷고. 
이런 시간들이 나흘 후에는 꿈처럼 여겨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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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빅토르 위고 생가. 위고는 저기서 레미제라블의 대부분을 썼다고 한다. 사실, 메밀꽃 필무렵 이효석 생가나 다산 초당, 이중섭 생가에서 본 "예술가의 집" 이미지를 생각하다가 내심 충격. 위고는 엄청 잘 살았다^^;;;;; 오른쪽 위 사진의 저 책상이, 위고가 레미제라블을 집필한 책상. 위고는 깃털로도 그런 글을 썼는데, 나는 맥북도 있으니.. 더 부지런히... #서울대는어떻게공부하는가 #허생의즐거운편지 #한재우 #파리여행






14. 


미친듯 넓고, 말도 안되게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 중국 황제가 보았다면 분명 화를 내며 "저것보다 화려하게" 자금성을 고치라 했겠구나 싶었다. 저 궁전에서 하루 일만명이 일을 했다고. 아우와 똑같이 한 생각. "저 따위로 했으니, 왕의 목을 칠 만 했네." #서울대는어떻게공부하는가 #허생의즐거운편지 #한재우 #파리여행


15. 

태양왕 루이14세라는 말은 교과서에서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이건만, 그가 왜 태양왕인지는 몰랐다. 나는 사실, 권세가 태양처럼 강해서 "태양" 왕 이겠거니 했지.

그런데 오늘 알았다. 뭐랄까. 루이14세는 "태양 덕후"였던 것 같다. 태양이 좋다고, 태양의 덕을 수시로 찬미하더니, 태양의 신인 아폴론을 찬양하는 방으로 자기 방을 꾸미고 아폴론을 자신의 "브랜드"로 밀었던 것. 어찌보면 "태양왕"은 자기가 만든 컨셉이었던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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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프랑스 대혁명 당시에 마리 앙뜨와네뜨 왕비가 혁명군에게 체포되어 꽁시에르주리 형무소로 체포되어가던 그림을 사흘 전에 보았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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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파리의 어느 골목길.
백발의 할아버지가 나이 지긋한 여인의 손을 꼭 잡고 행복하게 걸어간다. 오른손에는 쇼핑백 안에 와인병이 기대와 설렘처럼 목을 내밀고. 
파리에서 본 다른 어느 커플들보다도 가장 낭만적인 모습이었다. 저런 모습으로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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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호텔 조식과 호텔 야식(?). 여행에서 만나는 의외의 즐거움. 이렇게 먹고, 하루에 3만보씩 걸었는데, 들어가서 체중을 재어보면 어찌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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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내일이면 파리 out.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25,000걸음으로 부지런히도 돌아다녔다. 맛집이나 네이버에 기대지 않고, 종이 지도를 지팡이 삼아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빼곡하게 여행을 즐긴 것도 큰 소득. 이제 내 여행은 "어떻게" 가야할지 조금쯤 안 것 같다. 
출국전날. 저물어가는 루브르 앞 뛸르리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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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기메 동양 박물관. 산스크리트어를 전공하는 아우덕에 뜻밖에 젤로 재미났던 곳. 중학교 교과서에서나 봤던 간다라 미술이 이렇게 신기방기할 줄이야. 
역시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되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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