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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재우 Aug 04. 2015

#37 수능 전날 하지 말아야 할 여섯 가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한 기억은 살아가는 내내 소중한 자산이 되어

수능 전날 수험생이 하지 말아야 할 여섯 가지   


1. 무리하지 마세요. 


오늘은 일찍 끝나는 학교들이 많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제가 시험을 치르던 날도 그랬지요. 저와 친구들은 고사장을 확인한 뒤에, 갑자기 주어진 여유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동네 탁구장에 들어갔습니다. 평상시에는 가지도 않던 곳이었는데도 말이지요. 다음날 오른쪽 어깨가 아파 내내 괴로워하며 시험을 치렀습니다. 


무리하지 마세요. 일찍 끝나더라도 평소의 리듬대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2. 공부를 놓지 마세요. 


수험가에는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열심히 한 사람이 운 좋은 사람 못 당하고, 운 좋은 사람이 방금 본 사람 못 당한다' 시험지를 받기 직전까지 공부할 시간은 남아있는 셈입니다. 방금 본 텍스트에서 문제가 나올 수도 있고, 그 문제 때문에 합격할 수도 있습니다. 합격 당락의 경계는 늘 한 문제 차이로 갈립니다.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평소에 자꾸 잊는 것들, 오답노트에 정리해 둔 것들을 한 번 더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3. 잠이 안 오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시험 전날은 긴장이 되어 잠이 오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은 잠을 쫓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잠 자체보다, '잠이 부족해서 큰일 났다' 하는 생각이 더 큰 문제를 낳습니다. 생명력 넘치는 학생 시기에는 혹시 두어 시간쯤 잠을 놓치더라도 큰 이상은 없습니다. 대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은 멀리하세요. 빛의 자극이 신경을 각성시킵니다. 담담한 마음을 가지면 평소처럼 잠들 수 있을 겁니다. 


잠이 안 오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이 걱정을 불러옵니다. 



4.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포기하지 마세요.

 

저는 시험지가 백지로 보이는 경험을 수능 시험장에서 처음 해봤습니다. 언어영역 '불국사 기행' 지문이 새하얗게 보였지요. 언어 시험을 치르는 내내 시험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싸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 하나로 버텼습니다.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결국 언어영역은 많이 틀렸지만, 그 한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잘 보았기 때문에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포기하지 마세요.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닙니다. 그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를 맞추면 됩니다. 



5. 시험이 어렵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대학 입학은 상대 평가라는 사실을 자꾸 잊게 됩니다. 문제가 쉽다고 나만 잘 보는 것이 아니듯, 문제가 어려워도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지요. 주어진 조건은 모두가 같습니다. 쉽다는 느낌이 든다고 들뜨지 마시고,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좌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난이도가 어찌되었든 흔들리지 마세요. 문제가 쉽든 어렵든 합격 인원은 변하지 않습니다. 



6. 대박을 기대하지 마세요. 


물론 여러분들이 대박이 나기를 저도 기원합니다. 하지만 기대하는 마음이 크면 기운이 들뜨고, 기운이 들뜨면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시험을 치를 때는 요행을 바라면서 복권을 긁는 마음이 아니라, 일일이 씨앗을 심는 농부처럼 무겁고 담담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대박을 기대하지 마세요. 대신 '실수는 하지 않겠다. 아는 문제는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임하세요. 일류 운동선수들은 실수가 거의 없습니다. 


대박을 기대하지 마세요. 하지만 그런 가운데 대박이 올 수 있습니다. 


수능 시험을 치른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시험을 치렀던 그날 저녁이 생각납니다. 텔레비전 앞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 뉴스를 보고 있었지요. 수능 시험 풍경을 전하면서 기자가 이런 멘트를 했습니다. "굳게 닫힌 교실 문 안에서 전국의 수험생들은 자신과의 마지막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꾹 참아온 무언가가 밖으로 나왔나 봅니다. 


지금 되돌아 보면 수능 시험은, 절대로 끝이 아니고, 끝의 시작도 아니며,
기껏해야 시작의  끝일뿐이지만, 그 순간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기억은
살아가는 내내 소중한 자산이자 힘이 되었습니다. 


하루만 더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아쉬움 없이 모든 것을 쏟아내는 시험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365 공부 비타민> 글쓴이 한재우 드림
blog.naver.com/stillalive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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