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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d Silence Jun 11. 2023

5평짜리 수다_1

이번 주, 내 머릿 속을 울리던 다섯가지 생각들

1. 

올해는 급하게 대체공휴일이 늘었죠. 올해 정해진 올해의 공휴일이라서, 공휴일이라고 발표가 날 땐 기뻤는데, 막상 쉴 땐 당연한 느낌이더라구요. 사람 마음 참 간사하죠. 저도 어쩔 수 없는 근로소득자 인가 봅니다. 공휴일과 주말이 겹치면 그렇게 억울했는데, 그래도 올해는 안 억울하겠네요. 그렇다고 성격상 특별하게 뭘 하는 건 아닌데, 뭔가 생산적으로 할 수 있는게 있을지 한번 생각해봐야 겠네요.


취업을 좀 힘들게 한 편에 속하는데, 그렇게 취업에 온 에너지를 쓰고 나니까 직장다닐 때는 아무 것도 안하고 싶더라구요. 그냥 일만 제대로 하면 되지 않나 싶은거죠. 근데 막상 퇴근하고 친구를 만나거나, 그냥 운동하거나 그러다 보면 이게 맞나 싶어요. 지금 내게 부족한 건 돈과 능력인데 이러고 있는게 맞나. 그런다고 뭔가 다른 걸 하자니 힘에 부치고, 뭘해야 할지도 모르겠으며, 쉽고 확실한 보상이 생기는 일이 없는 것을 아니까 내 몸을 아끼고 싶은거죠. 이리도 게으르고 오만한 존재라니.



2. 

오랜만에 친한 지인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분기마다 보는 지인인데 제가 저번주에 연락하기로 하고 연락을 못했네요. 그래도 아무말 안하고 먼저 연락해주는 고마운 사람입니다. 다음주에 보기로 했는데 미안하다고 해야겠네요. 이런 말 듣기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친하더라도 이런 말은 생략하면 괜히 마음에 남을 수 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제가 관계맺고 있는 사람들이 아는 저는 다 다른 자아일 거에요. 누구한테는 항상 먼저 연락하지만, 누구한테는 항상 연락을 받는 위치이거든요. 사람마다 맞춰서 사귀어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주는 거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는 건 아니에요. 항상 먼저 연락해주면 좋더라구요. 정말 이상한 스토킹 같은 것만 아니면. 소중한 사람이 맞다면, 그리고 내가 지키고 싶은 관계가 맞다면, 먼저 연락하는 것이 우월 전략 아닐까요.



3.

옆 자리 사수하고 '여행'에 대해서 잠깐 얘기를 했는데, 결혼하면 생각보다 외국 나갈 일이 없고, 나가는 것 조차 쉽지 않으니, 미혼일 때 많이 나가보라고 하시더군요. 근데 전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일단 제 일상이 만족스럽고 지루하지 않아서 그렇고, 여행이라는 경험보다는 물질적으로 소유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 것 같아요. MZ스럽진 않은데 어쩔 수 없죠. 이게 저인걸.


 소유욕이라고 해봤자 대단한 걸 사고 싶어하는 건 아니에요. 뭐 집,차 이런게 아니라 스피커,이어폰, 노트북 같은 IT기기나, 기발한 생활용품 같은 것들. 요즘 진짜 부러운 사람들이 각종 제품들 리뷰하면서 유튜브 하는 분들. 물론 돈도 많이 들고, 나름의 고충이 있으시겠지만, 좋아하는 일 하는 것 처럼 보여서 괜시리 부럽네요. 저도 물론 제 일을 싫어하진 않지만, 아직 데면데면합니다. 퇴근하면 안보고싶어요.



4. 

이번 주 추천곡은 [빅뱅-하루하루] 입니다. 빅뱅의 노래들은 다 좋지만 시기별로 느껴지는 게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 당시 빅뱅 노래를 들으면, 젊은 에너지가 가득해요. '하루하루'는 물론 슬픈 곡이지만, 그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은 'LAST DANCE'나 '봄여름가을겨울(Still)'이랑은 느낌이 달라요. 악기 구성이 더 극적으로 느껴진달까요. 


이렇게 보면, 내가 하는 일의 결과물에 내 상황이나 감정이 반영된다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봅니다. 일반 회사원들은 보통 하는 일이 내가 아닌 회사를 위한 일이고, 나의 상황이나 감정이 드러나는 단어나 구성을 사용하면 '프로답지 못하다'라고 하죠. 하지만 대중예술 같은 일들은 오히려 나의 상황이나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야 '프로답다'라고 하지 않을 까요. 전 이분야에서 일하진 않지만 한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시계열로 들어보고, 들여다보고, 어떤 상황에서 작업했을까 상상해보면, 그 작품들이 또 다르게 다가오고는 합니다.



5. 

가진게 많아지고 싶은 건 둘째 치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늘어났으면 좋겠네요.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 왠지 혼자서도 외롭거나 불안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한 연예인의 유튜브 채널을 봤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저렇게 돈도 많고 아는 것도 많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은데, 항상 하는 말이 외롭다는 말이더라구요.


물론 정말 부러운 삶을 살고 있고, 본인도 그걸 알지만, 어쨋든 채워지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는 건, 그리고 그걸 사람을 통해 채우려고 한다는 것은 사람은 사람없이 살 수 없는 존재가 아닐까요. 친구들 끼리 장난식으로 '무인도 가서 숙식해결해줄테니 1달만 살고오면 몇 억준다고 하면 할래?' 이런거 하잖아요. (진짜 유치한데 아직도 하네요.) 그럴 때, 꼭 장난으로 '난 1년도 가능' 이런 친구들 있는데, 과연 그럴까요. 저도 당장에야 '몇 억을 주면 하지!' 라고 생각은 하는데, 자신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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