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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yo Sep 25. 2016

파리, 안개처럼 깔린 연두색

예술가들도 사랑한 파리의 색


파리(Paris)에는 연두색이 안개처럼 깔려 있었다.



낭만의 도시로 불리우는 프랑스 파리이기에 로맨틱한 무언가가 여기저기 숨어 있다가 나를 깜짝 놀래켜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가을 바람, 그리고 혼자하는 여행의 쓸쓸함 뿐이 었다.

 

첫 사회 생활에서 겪은 쓴 맛을 헹구어 내기 위해 도망치듯 떠난 나기에 더더욱 낭만을 느낄 틈은 없었다.

어리숙한 20대의 열정을 하얗게 불태운 첫 직장과의 안녕은 마치 아픈 첫사랑 같았고,

미래에 대한 설렘과 희생을 떠안고 시작했던 그 만남의 끝에는 애증만이 남아 지쳐 있던 터였다.



생각에 잠겨 처음엔 그다지 낭만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파리였지만,


예술가들이 왜 그렇게도 파리를 아끼고 사랑했는지

거리를 거닐며 눈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세느강, 나뭇잎, 쪽빛 하늘, 공원 벤치 곳곳에
연두빛 물감이 연기처럼 깔려있다.



나만의 착각인가 싶은 안개빛 연두색 공기가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는 느낌이었다.

세느 강변에서 이 색깔을 처음 느끼고는 기분탓이겠거니 하고 생각 했지만

흐린 날에도 햇볕이 드는 날에도 도시를 감싼 연두빛 아우라가 '여기가 파리다' 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파리 사람들도 나와 같이 느낀 것일까?

공원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도 이 연두색이 칠해져있다.




놀이터에서 만난 파리의 색, 아이에게도 어울린다.






프랑스 전통 디저트인 마카롱 브랜드 라뒤레 (Ladurée)의 매장 브랜드 컬러도 바로 이 색이다.

금빛 장식과 어우러져 알록달록한 마카롱을 더욱 고급스럽게 보이게 해준다.






프랑스 혁명의 역사를 간직한 콩코르드 광장(Place de la Concorde) 내 가로등에도 이 색이 묻어있다.



파리지엥의 패션이 더욱 세련되어 보이는 것도
배경에는 파스텔톤의 이 색깔이 깔려있기 때문은 아닌지.




파리의 색을 담은 예술가들


도시 곳곳에 담긴 이 색깔은

빛을 사랑했던 인상파 화가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 상상해본다.



파리를 캔버스지에 담아 놓은 예술가들의 그림 작품들을 보며

연두빛 안개가 차분하게 어우러져 늘 세련된 파리와 그 감성을 간직하며 사는 파리지엥,

그리고 파리를 여행하며 달랬던 쓰디쓴 나의 첫직장과의 헤어짐을 다시한번 회상한다.


카미에 피사로 - 샹젤리제 거리


에두아르 마네 - 풀밭위의 점심식사


오귀스트 르누아르 -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구스타브 카유보트 - 비오는 날의 파리


에두아르 마네 - 발코니


에드가 드가 - 발레 수업



출처 : Google art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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