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살이를 앞두고 불안한 엄마들에게
출국을 앞두고 해외살이에 대한 기대보다 두려움이 앞서던 때, 나는 매일같이 해외 살이 커뮤니티를 들락거렸다.
가장 큰 걱정은 대부분의 인생을 한국에서 보낸 한국 토박이인 우리 부부,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과연 낯선 땅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수많은 경험담 사이에서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건 ‘아이의 부적응 사례’들이었다.
환경변화 스트레스로 아이에게 실어증이나 틱이 왔다더라,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소외당하고 상처를 받았다더라, 해외에서도 한인 아이들하고만 어울려 영어가 전혀 늘지 않았다더라 등…
그런 글들을 읽을 때마다 나의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혹시나 아이를 위해 하는 이 선택이 아이에게 해가 되면 어쩌나 걱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에 와서 우리 집 아이들, 그리고 주변의 아이들을 지켜보며 깨달은 사실이 있다.
아이들의 적응은 어른의 우려보다 훨씬 빠르고 유연하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의 연령대와 성향에 따라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아이들은 잘 지낸다. 달라진 환경을 어른보다 훨씬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새로운 친구들과 몸으로 부딪히며 빠르게 섞여 든다.
영어라는 낯선 언어 역시 각자의 속도에 맞춰 한 발짝씩 내디디며, 이 새로운 세상의 일원이 되어간다.
돌이켜보면 커뮤니티에 올라온 걱정스러운 이야기들은 실제보다 더 크게 부풀려져 내게 닿았던 것 같다.
고민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글을 남기다 보니 부정적인 케이스가 도드라져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 과거의 나처럼 출국을 앞두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면, 너무 많은 후기를 읽기보다 현실적인 준비들에 집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의 불안함이 정점에 달했을 때, 나는 한 카페에 글을 올린 적이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남편을 따라 주재원을 가게 된 막막함, ABC밖에 모르는 아이들에 대한 걱정을 쏟아냈다. 그때 달린 수많은 댓글 중 지금까지 내 가슴에 남은 문장이 하나 있다.
여기도 다 사람 사는 곳입니다.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자신입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 그 말이 정답이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지구 어디든 결국 사람 사는 곳이고, 모든 건 내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였다. 누군가는 위기라고 느끼는 변화가 누군가에겐 새로운 기회가 된다.
아이들도 강하지만 부모인 우리도 누구보다 강하다. 아이들이 새로운 땅에서 뿌리를 내리는 동안, 나 역시 그들을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어가면 그뿐이다.
해외살이를 앞두고 불안한 엄마들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지구 어디든 다 사람 사는 곳입니다.
아이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