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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ghee Jan 09. 2018

단편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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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시계 바늘과 숫자는 여전히 그렇게 움직였고 지는 해도, 뜨는 해도 어제와 같은 시간에 지고 올랐다. 달라진 건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뿐이었다.


당황했다. 새로운 마음으로(사실 새로운 건 전혀 없지만) 새해를 시작하려 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팔달산 정산은 사람으로 가득찼다. 몇 년 전 여의도 불꽃축제를 갔을 때 만큼의 밀도. 그래서 새해는 후회로 시작을 했다. 나는 단잠을 포기하고 무엇을 다짐하기 위해 이 북적한 산을 올랐을까. 


수원시장이 와 있었고, 사방으로 꽹과리가 울려퍼졌다. '새해맞이 사회를 보시는 분은 새해 첫날부터 '일'을 하고 있구나'. 연민 혹은 걱정이 앞섰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떠오르는 해를 봤고 발가락은 차가웠다.

새해에는 조금 더 조용해져야지. 문득 다짐했다. 고요한 새로운 해 앞에서 우리는 너무 시끌벅적했다. 
해야 할 것 보다는 이제는 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생각했다.  

빼는 것이 플러스다. 홈플가서 맥주나 사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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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에 대한 책이나 기사를 읽을 때 항상 궁금했다. 에렉투스, 하빌리스, 사피엔스, 크로마뇽, 네안데르탈 등 등 나는 엄청나게 많은 인간 종에 대해서 배웠지만 왜 지금 현재 지구에 있는 인간종(HOMO)은 사피엔스만 있는 것일까? 사실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기 전에는 HOMO종 이라는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 막연하게 왜 원숭이는 많은 종들이 현재 공존하고 있는데, 인간만 인간 종 하나만 지구를 점령한 것일까. 진화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면 인간과 비슷한 호모종이 도처에 깔려있어야하는거 아닌가. 

사피엔스에서도 이에 대한 답은 알려주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왜 사피엔스만이 살아 남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런 저런 가설들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모른다,라는 결론이 났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피엔스 종의 출현 후 다른 호모 종이 모두 멸종했다는 것. 사실은 명백하지만 이유는 모른다. 참으로 미스테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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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공단에서 안내문이 왔다. 
예상수령기간: 2053년. 내가 2053년에도 살아있다고? 2053년이라니. 블레이드러너 2049보다 4년이나 앞선 세상에 내가 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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