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가 남기고 간 것
올 해의 취미는 우드워킹이었다. 3월 쯤이었나? 낮고 작은 의자만들기를 시작으로 숟가락 만들기 그리고 내일이면 끝이 날 그릇만들기까지 칼로, 도끼로 때로는 기계로 나무를 깎아 만드는 과정이 제법 매력적이다.
단연 제일의 장점은 시간 순삭. 우드워킹을 하면 3시간 정도는 금방이다.
벚나무
290 * 60 mm
마감 - 호두오일
역시 영감의 원천은 유튜브와 핀터레스트. 세상 참 좋다.
집 앞에 폐지를 수거하는 노부부가 살았다. 대문 뒤 마당에는 폐지와 고물들로 항상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그 마당 한 편에는 인도로 삐져나온 벚꽃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그 나무는 유독 시커먼 나무였다. 어느 날 그 집이 팔렸고 그 자리에는 빌딩이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었고 철거를 하는 사람들은 그 나무를 잘라버렸다. 잘린 나무를 본 나는 냉큼 주워와서 지금 저 주걱을 만들었다.
노부부는 어디로 갔을까. 집 앞에 할아버지가 끌던 경운기가 가끔 있는걸 보면 아직 가까이에 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