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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익재 May 12. 2019

갑자기 떠난 여행의 묘미 in 브뤼셀

아름다운 브뤼셀, 아름다운 벨기에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어디로 떠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도를 펴들어봤다. 이번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벨기에 브뤼셀. 버스 티켓을 끊었다. 당일 예약이라 가격은 버스티켓 치고는 비싼 39유로.

(그래도 환승 두 번이나 넣어놓고 가격 두 배 넘게 받는 철도보다는 훨씬 낫다. 플릭스버스 짱)


11시 40분, 버스에 오른다. 

독일에서 벨기에로 가는 국제선 버스이다 보니 간단한 신분증 검사를 마치고 출발했다.


난 여행자가 아닌 독일 체류권자라 여권과 더불어 체류증 (Residence Permit)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

대충 요렇게 생겼다. 


뒤셀도르프를 지나 버스는 네덜란드를 거쳐 벨기에로 들어갔다.


이윽고 3시간 40분 후, 버스는 목적지인 벨기에 북역 (Brüssel-Nordbahhof)에 도착했다.


준비되지 않은 여행이라 그런 것인지, 유럽이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그런 것인지 내리고 보니 지갑이 없었다.


아무리 되짚어 생각을 해 봐도 버스 안에 두고 내린 것이리라.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내가 타고 온 버스는 떠나 있었고, 그 자리에 있던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하는데, 독일어도 영어도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순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타곤 온 플릭스버스(Flixbus)는 독일이 본사인 회사였다. 그래서 독일 번호로 된 고객센터(독일어로는 쿤덴서비스 Kundenservice)에 전화를 걸어 독일어로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고객센터 직원의 친절한 설명 덕에 차고지에서 쉬고 있던 버스를 발견할 수 있었고, 또 다행히도 버스 안에 승무원께서 지갑을 찾아두셨어서 찾을 수 있었다. 럭키!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브뤼셀 여행의 시작이다. 그럼 무엇을 타고 움직일 지를 생각하던 찰나, 눈 앞에 보인 전동 킥보드. 바로 라임 (Lime) 되시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3vXdIL8nj70 

(라임 킥보드 소개 동영상)


선불 계산을 위해 신용카드를 등록한 후, 근처 라임 킥보드를 찾아 킥보드의 QR코드를 인식시키고 시동을 켜면 바로 주행할 수 있는 방식이다. 더불어 운전면허증 등록같은 절차도 필요하지 않으니, 브뤼셀 여행에서 한번쯤 이용해 봐도 좋을 법 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만 18세 이상만 이용이 가능하므로, 미성년자들은 이용이 불가하다. 망했어요.)


자전거 도로에서 이용이 가능하고 속도는 예상보다 빠른 최고 속도 25km/h 정도가 나온다. 


하지만, 반납 위치가 제각각이라 킥보드를 찾으러 다닐 때면, 마치 배틀그라운드에서 무기 파밍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빌렸는데 배터리가 없다거나..망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브뤼셀 여행. 


애당초 계획을 가지고 오지 않은 만큼, 발길이 닿는 대로 갈 수 있었다.


갔던 곳들을 요약하면 대충 이렇다.



1. 유럽연합(European Union) 본부

2. 유럽연합 의회 (EU Parlament)

3. 시청사

4. 브뤼셀 시립 박물관

(브뤼셀의 유명한 오줌싸개 소년 동상 오리지널이 여기 있다. 외부에 있는 것은 복제본.)

5. 브뤼셀 개선문

6. 예술의 언덕

7. 오줌싸개 소년 동상


움직일 때 혼자서 돌아다니려 했으나, 운이 좋게도 묵게 된 민박집에서 스물 넷 동생을 만나 함께 돌아다닐 수 있었다.


게다가 오늘 일기예보 상으로는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는 오전 일찍 잠시 흐리고는 너무 맑은 날씨라 돌아다니기에 더할 나위 없이 맑았다. 구라청이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잔망 가득한 여행의 흔적들


1. 유럽연합 본부 앞

(참고로 유럽연합 찬가가 많이들 아는  Ode to joy이다. 한 번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s3HB59pjAoo&list=PLF-XX1f0c_kRkgWcDxzy09KAIqy22mIRp&index=3)



 2. 개선문 + 예술의 언덕

정말이지 조카 장난감 뺏어타고 신나하는 삼촌같이 나왔다.


3. 브뤼셀 개선문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 Berlin)과는 또 다른 웅장함이 있었던 곳.


4. 브뤼셀 시청사

여긴 정말 사진이 아니라 눈으로 봐야한다. 여러분 두 번 가요 세 번 가요 ㅠㅠ


브뤼셀 시청사 공원. 어떻게 이렇게 이쁠 수 있을까
낮의 브뤼셀 시청사. 예상보다 날씨가 좋아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5. 브뤼셀 시립 박물관

그리고 브뤼셀의 자랑(?) 오줌싸개 소년 동상. 

이 동상의 원본이 바로 시청사 맞은편의 시립박물관에 있었다. 혼모노가요기잉네


그리고 


브뤼셀에서 찍은 여러가지 사진들


유럽연합 의회 건물 앞 의자에서.
브뤼셀 개선문으로 가는 길 어딘가. 전동 킥보드 참 좋다.
시청사 옆 스타벅스. 근데 뒤에 중국인 관광객 분들 넘나 시선강탈...

종합!


1. 브뤼셀은 이쁘다

2. 다음번에 올 때는 벨기에의 역사를 공부를 하고 와 봐야겠다.


3.

여러분 브뤼셀 꼭 가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글 읽기, 다시 원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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