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좋은 글 혹은 남이 보기 좋은 글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매일 접하고 함께하는 '글'이란 무엇일까?
2012년 3월, 길었던 12년의 초, 중, 고등학교 생활을 지나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신문물(?)을 만났다.
바로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이었다.
얼핏 보면 이전에 사용하던 싸이월드와 비슷한 것 같지만, 큰 차이점이 있었다.
'좋아요(Like)'
내가 쓴 글에 대한 일종의 피드백 (Feedback) 혹은 그냥 '따봉'
처음에는 또 다른 상대방으로부터의 피드백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저 파란색 버튼에 연연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쓴 글이 타인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일종의 피드백으로서 '좋아요' 버튼은 순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좋은 피드백'을 받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 그 글의 내용은 달라진다.
글의 목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이 아닌, 그저 남이 보기에 좋은 글을 쓰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혹자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이런 글을 쓰고 이야기를 하는 당신은 이 주제로부터 자유롭냐"라고 말이다.
그렇게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단순하고 단호하다.
아니요, 아닙니다. 신경 쓰여요. 말해 뭐하나요.
스스로에게 던진 저 질문에, 길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이 글을 쓰기 직전까지도 몇 번이고 내가 쓴 글의 통계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좀 올라가려나"하고 고민하는 내 모습을 봤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가 될지 모를 타인이 읽기에 좋은 글을 쓸 생각은 없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글을 쓰는 이 본인의 마음에도 들지 않는 글이 읽는 이의 마음에 들 리가.
최소한 나에겐 애당초 틀린 명제가 되어버리니, 그 명제를 따라갈 생각은 없다.
그리고 브런치엔 그럴 생각이 더더욱 없다. 명색이 작가라고 하는데 그래서야 되겠는가.
그런데 좋아요는 신경쓰여
누군가 그랬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을 믿는다"라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활용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는 그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우리, 최소한
우리가 만든 '기능'에 의해 우리 스스로가 잠식(蠶食)되어 버리진 말자.
'좋아요'가 많은 모든 글이 좋은 글은 아니며, 반대로 모든 좋은 글들이 '좋아요'를 많이 받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요새 저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화두 중에 하나가 바로 '기본'입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하나씩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갓 유학을 나온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납니다.
"내가 조언이라고 하긴 하지만, 너에게 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일 수도 있어."라고 말이죠.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쉬워도, 제가 저 스스로에게는 위로 혹은 조언 한 마디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때 저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조언에 섞어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써서 발행하는 글들도 어쩌면 제가 저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일 수도 있겠네요.
월요일입니다. 여러모로 부담되는 요일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