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는 해와 달과 별의 움직임을 보고 길흉을 점치거나, 꿈해몽을 하거나, 관상을 보거나, 귀신의 목소리를 듣는 등의 저급한 기술로 생계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것들은 깨달음(해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삿된 길이다. 『디가 니까야Dīgha Nikāya』 「범망경(Brahmajāla Su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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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인은 한 사람의 과거를 맞추거나 미래를 예언한다. 자신이 합리적이며 논리적이며 실증적이며 과학적이라고 자신하는 이들은 이를 근거 없는 미신(신비주의)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분명 존재한다. 어떤 무속인은 단지 우연이나 미신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거와 미래에 대해 잘 맞춘다. 이런 신비주의적 상황을 철학(지성)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물질화된 시대를 다시 형이상학을 불러온, 현대 형이상학의 거장, 앙리 베르손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 무속인들의 신비주의적 사례들은 베르그손의 ‘지속’, ‘기억’, ‘상’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베르그손은 자신의 저서 『물질과 기억』에서 물질을 ‘상image’이라고 정의한다. 즉, 물질은 딱딱한 고체가 아니라, 특정한 속도와 리듬으로 움직이는 에너지의 진동이다.
보편적(평범한) 인간들은 이러한 ‘상’을 지각할 수가 없다. 보편적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즉, 뇌는 우주의 무한한 진동 중 신체 활동(생존)에 필요한 정보만을 걸러내어 ‘고체적 사물’과 ‘공간화된(분절된) 시간’으로 인식으로 인식한다. 쉽게 말해, 보편적인 인간의 뇌는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 미세한 진동들을 차단하는 ‘여과기’인 셈이다.
이런 인간의 보편성에서 벗어난 이들이 있다. 극도로 예민하고 섬세한 수용성을 가진 이들이다. 무속인이나 극도로 예민한 예술가들이 그런 부류다. 이들은 ‘여과기’가 헐거워서 평범한 이들보다 넓은 주파수를 수용하게 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돌고래나 박쥐가 초음파로 세계를 지각하듯, 이들은 물질이 발산하는 미세한 ‘진동’을 감각하게 된다.
무속인은 과거를 어떻게 맞추는 걸까? ‘기억’의 진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과거(기억)는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이 지나온 과거는 현재 속에서 첩첩이 쌓여 응축된 상태다. 베르그손은 이를 ‘역 원뿔’ 도식으로 설명한다. 원뿔의 넓은 밑면은 과거 전체이고, 아래로 쏠린 꼭짓점이 현재이다. 보편적인 인간은 꼭짓점(현재)에만 머물지만, 어떤 이들은 원뿔의 심연(과거의 진동)으로 올려가 타인의 삶이 궤적을 그리며 쌓아온 ‘기억의 진동’을 읽어낼 수 있다. 이것이 특정 무속인이 한 사람의 과거를 맞출 수 있는 이유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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