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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연애의 비밀

‘히스테리’적인 남자, ‘강박’적인 여자를 위하여

성숙한 연애의 비밀


브루스 핑크는 히스테리는 강박증과 반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강박증자에게 중요한 것이 자신의 욕망이었다면, 히스테리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타자의 욕망이다. 이는 ‘남자의 사랑’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욕망이고, ‘여자의 사랑’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의 욕망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연애라는 것이 자신의 욕망을 상대에게서 찾으려는 남자가 누군가의 욕망의 대상이 되려는 여자를 만날 때 가능한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남자의 사랑’이 강박증으로, ‘여자의 사랑’이 히스테리로 계속 머물러도 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성숙한 연애와 성숙한 사랑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그렇지 않다. 성숙한 연애는 불안전한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들러붙은 강박증과 히스테리라는 신경증적 증상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잡을 때 가능하다.



 강박증만으로 연애를 한다면, 그 연애는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상대의 존재와 욕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보다 상대에게서 자신의 욕망만을 발견하려는 남자에게 상처 받은 여자가 얼마나 많던가. 섹스 후에 볼 일이 끝난 것처럼 구는 남자친구와 연애를 해본 여자는 안다. 나를 사랑해서 섹스를 하는 것인지, 섹스를 하기 위해 나를 만나는 것인지 헷갈리게 하는 남자와의 연애가 얼마나 외롭고 서러운지.


 히스테리만으로 연애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상대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자신의 존재와 욕망을 결코 드러내지 않으며, 언제나 상대의 욕망의 대상이 되어 사랑받으려는 여자는 남자를 얼마나 괴롭게 하던가. 하루에도 몇 번씩 지금 뭐하냐고,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묻는 여자와 연애를 해본 남자는 안다. 연애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게 하는 연애가 남자를 얼마나 힘들고 지치게 하는지.



‘히스테리’적인 남자, ‘강박’적인 여자를 위하여


성숙한 연애의 비밀은 강박증과 히스테리의 짝을 바꾸는 데 있다. 남자에게 히스테리가 필요하고, 여자에게 강박증 필요하다. 납득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남자가 연애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남자의 사랑이 가진 강박증 때문이다. 즉 자신의 욕망에 만에 집중하느라 상대의 욕망을 읽어내지 못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자가 연애 실패하는 경우는 히스테리 때문이다. 상대의 욕망에만 집중해서 정작 자신의 욕망을 읽어내지 못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신분석학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교훈이 하나 있다. 우리가 의지를 갖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남자는 강박증적 증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고, 여자는 히스테리적 증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사실이다. 정직하게 지난 연애를 돌아보자. 우리의 지난 연애가 많은 상처만을 남기고 끝난 지점에 남자의 강박증, 그리고 여자의 히스테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에게 히스테리가, 여자에게는 강박증이 필요하다. 남자에게 필요한 건 히스테리 증세처럼 섬세하고 세심하게 상대의 욕망을 읽어내고 상대의 욕망의 대상이 되려는 노력이다. 여자에게 필요한 건 강박증 증세처럼 자신의 욕망과 감정에 집중하려는 노력이다. 그럴 수 있을 때 성숙한 연애를 할 수 있다. 남자는 자신 욕망보다 상대의 욕망을 살피고, 여자는 상대의 욕망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에 집중함으로써 조금 더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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