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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유발 작전, 의미 없다

질투 유발 작전


“나 어제 길가다 어떤 남자가 번호를 물어보더라”
“그래서?”
“남자 친구 있다고 말했지”
“그 새끼 참 이상한 새끼네. 그러니까 너도 너무 꾸미고 다니지 마!”


 표면적으로는 연인들이 다투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남자가 화를 내며 여자를 다그치지만 여자는 내심 행복하다. 여자는 요즘 들어 연락도 뜸하고 예전만큼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 같아 내심 신경 쓰였다. 여자는 ‘질투 유발 작전’을 쓴 것이다. 다른 남자가 번호를 물어봤다는 건 물론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두 가지 효과가 있단다. 그 두 가지 효과가 그녀가 질투 유발작전을 쓴 이유다.



 첫째, 우선 남자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가 질투를 한다는 건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는 증표니까. 두 번째는 사랑이 예전 같지 않더라도 질투심을 유발하면 다시 사랑이 뜨거워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투 유발 작전은 일석이조의 효과만점 연애전략인 걸까? 아니다. 그 두 가지 효과 모두 딱히 효과적이지 않다.  질투심의 원인이 사랑일수도 있지만, 소유욕일수도 있는 까닭이다. 


 질투 유발 작전으로 남자 친구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난 질투심의 원인이 사랑인지 소유욕인지는 여자는 알길이 없다.  그래서 첫번째 효과는 의미 없다. 두 번째 효과 역시 마찬가지다. 질투심이 생긴다고 사랑이 살아나는 법은 없다. 질투의 원인이 사랑이지, 사랑의 원인이 질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이 질투를 낳는 것이지, 질투는 사랑을 낳지 않는다. 해서, 질투 유발 작전은 의미가 없다. 



질투 유발 작전, 의미 없다.


오지랖을 떨 게 있다. ‘좋아하는 사람 꼬실려면 한 참을 잘해주다 관심을 딱 끊는 방법을 써봐!’라는 연애 조언에 관한 이야기다. 이 연애 조언은 효과적일까? 아니다. 물론 그런 방법으로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한동안 매일 연락하고 헌신적으로 잘해주다가 갑자기 관심을 끊는 방법, 심지어 한동안 헌신적으로 잘해주다가 그 사람 보란 듯이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잘해주는 방법으로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은 왜 벌어지는 걸까? 나에게 잘해주던 상대가 갑자기 관심을 끊거나 혹은 다른 사람에게 잘 해줄 때 갑자기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것일까? 아니다. 이건 근본적으로 질투심과 관련된 문제다. 이것은 내가 관심 없는 장난감이라도 다른 사람이 갖고 놀면 돌려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의 정서 상태와 같다. 별 감정이 없었지만,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관심을 끊거나 다른 사람에게 잘해줄 때, 그 유아적인 소유욕이 발동되는 것이다.      


 ‘한 참을 잘해주다 관심을 딱 끊고 다른 사람에게 잘해주는 방법’은 소유욕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교란시켜 연애를 시작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연애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보다 연애를 시작하는 것이 더 큰 불행이다. 소유욕을 사랑으로 착각해서 시작된 연애는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질투심만을 남기게 되니까. 그런 질투심은 필연적으로 자신과 상대를 괴롭게 만들 뿐이다. 연애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시작하고, 질투심이 든다면 그 감정이 사랑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소유욕에서 온 것인지 되돌아보자. 그렇게 연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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