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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정'에서 벗어나는 법

영혼이 시드는 불행, 자기부정

영혼이 시드는불행의 시작, 자기부정


영혼이 시드는 불행은 언제 시작될까? 구체적인 이유야 다 다를 수 있겠지만 근본원인은 하나다. 자기부정.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고 부정하게 될 때가 불행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난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사는 사람은 밝고 유쾌하게 산다. 하지만 ‘난 정상적이지도 않고, 사실 쓰레기 같은 인간이잖아!’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사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불행해진다. 자신을 부정하는 사람이 밝고 유쾌하게 사는 것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그런 척하는 사람은 본적이 있지만.


 이제, 다시 물어야 한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그 자기부정은 어디서 오늘 것일까? 자기부정의 원인은 크게 ‘자신’과 ‘타인’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자신’의 문제는 무엇일까? 그건 ‘자신’의 삶의 방향성과 관련된 문제일 게다. 그 모습이 무엇이건,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으로 다가서지 못할 때 자기부정에 시달리게 된다. 예를 들어, 부자의 삶을 원하는 사람이 돈을 잘 벌지 못할 때 자기 부정에 시달리게 되고, 시인으로 살고 싶은 사람이 의사로 승승장구해도 자기 부정에 시달리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성에서 멀어질 때 자기부정을 피할 수 없다.



자기부정, 부채감이 최책감이 될 때


‘타자’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자신’의 문제뿐만 아니라 ‘타자’의 문제로 자기부정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 ‘타인’의 문제는 부채감에 관련된 문제다. 직장이라는 울타리는 종종 자기부정을 유발하곤 하는데, 이는 ‘자신’의 문제와도 관련 있지만 동시에 ‘타인’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동료와 상사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다. “네가 월급 받는 만큼 일하고 있다고 생각해?” 이 말은 우리에게 부채감, 즉 빚을 지고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물론 부채감 자체는 자기부정을 유발하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을 보며 우리가 느낀 감정이 바로 부채감 아니던가. 이 시대의 어른으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부채감.      


 하지만 그 부채감 때문에 자기부정에 시달리지는 않는다. 문제는 부채감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다. 흔한 부모는 종종 “네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이럴 수가 있니?”라고 말한다. 이는 자식들에게 부채감이 된다. 그리고 이 부채감이 반복될 때 그것은 죄책감이 된다.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죄를 짓고 있다’는 감정으로 전이될 때, 자신을 부정하게 된다. 최악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유발된 죄책감은 너무 쉽게 죄책감으로 전이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부모를 불편한 존재로 여기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부채감과 죄책감을 주는 존재에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게 이상한 일 아닌가.     



자기부정에서 벗어나는 법


우리네 삶을 시들게 하는 자기부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자신의 원하는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둘째, 우리에게 부채감 너머의 죄책감을 주려는 인간들과 결별하기. 이 두 가지 모두 쉽지 않은 일일 게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일도 쉽지 않는데, 그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또 주위에 집요하게 우리에게 부채감과 죄책감을 심어주려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던가. 친구, 선배, 직장 동료, 상사, 사장, 심지어 부모까지. 그들과 모두 결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고되고 힘든 일이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 불행한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을 이해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자신과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한 번 뿐인 삶을 제대로 살고 싶다면, 우리를 불행으로 내모는 그 자기부정을 반드시 극복해야만 한다. 인생이 꼬이는 건,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답을 삶에서 관철시켜낼 용기와 강단이 부족해서라는 사실을 늘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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