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실재'하는 것은 '완전'하다.

개체는 전체일 수 있다.

나는 실재성과 완전성을 동일한 것으로 이해한다. (제 2부, 정의 6)

 

 우리는 ‘부족한 것’들을 본다. 공중전화기는 인터넷 기능이 결여되어 있고, 동물은 지성이 결여 되어있고, 장애인은 신체의 어떤 기능이 결여되어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무엇인가 결여되어 있다고 여기기에 그네들은 완전하지 못한 존재라고 여긴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피노자에게 실재성과 완전성은 동일하다. 즉 어떤 존재가 실재한다면 그것은 모두 완전하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공중전화기는 이미 그 자체로 완전하다. 자본이 만든 스마트폰 때문에, 자본에 종속된 시시선을 내면화했기에 공중전화기가 불완전해 보이는 것일 뿐이다. 동물이 지성이 결여 되었다고 보는 것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관점일 뿐이다. 동물들은 그 자체로 이미 완전하다. 하물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야 더 말해 무엇할까? 부족해서 '불완전'해 보이는 것들은 이미 모두 완전하다. 그것들은 모두 이미 실재하고 있으니까.  


개개의 사물들이란 한정된 존재를 갖는 유한한 것들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만일 다수의 개체들이 모두 동시에 한 결과의 원인이 되도록 한 활동으로 협동한다면, 나는 그러한 한에 있어서, 그것들 모두를 하나의 개체로 간주한다. (제 2부, 정의 7)

     

 개미 10마리가 있다고 해보자. 그 10마리의 개미들은 힘을 합쳐 먹이를 나르고 있다. 우리는 그 10 마리의 개미 하나하나를 별개의 개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그 10마리의 개미들을 하나의 개체로 간주할 것이다. ‘10마리의 개미들’(다수의 개체들)이 모두 동시에 ‘먹이 옮기기’(한 결과)의 힘(원인)이 되도록 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 개체라도 모두 동시에 한 결과의 원인이 되도록 협동한다면 그것들 모두는 하나의 개체로 간주된다.


 개미만 그럴까?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단 하나의 결과(부자)의 원인(노동)이 되려고하는 사람들은 개미보다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오직 자신이니까 살 수 있는 삶을 사는, 단독성을 갖춘 개체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스피노자라면 그런 사람들은 모두를 하나의 개체라고 간주할지도 모르겠다. 부자(한 결과)가 되기 위한 노동(원인)에 매몰되어 있으까.  때로 개체들이 아무 많다고 해도 그 개체들이 하나의 개체가 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스피노자의 '물체'와 '관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