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보다 연애] 리뷰
공감한줄 (p.810)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해야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언젠가부터 로맨스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진다. 서로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 주목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특별하고 아름답게 다루는 스토리와 영상이 식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시적 감정의 순간성을 계속 지속하는 것이 경험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사랑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에 시니컬한 태도가 생겨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열정적인 형태의 사랑만을 로맨스로 묘사하는 것에 반감이 생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커플 천국에서 연애를 하고 있지 못한 무능력으로 나의 마음은 이렇게 모가 나있다.
이 책은 나처럼 과거의 실패(?)로 사랑이란 감정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또는 경험이 없어 시작이 어려운 모솔들의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따뜻한 차한잔 같다. 작가의 경험과 철학적 사유가 조합되어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성의 글이다. 내일과 미래를 위해 각박하게 살아온 우리들에게 지금, 여기를 살아가도록 사랑과 연애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준다.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집착도 몸정도 서툰 사랑의 하나일 수 있다. 그리고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자기부정은 밀도 높은 형태의 사랑일 수 있다. 그러나 책의 맥락은 사랑의 범위를 규정하기보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결론을 내렸다.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결국 사랑은 대상의 문제보다는 능력의 문제니까. 타인에 대한 관심과 인간에 대한 감수성이 없이는 누군가를 결코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철학책을 통해 고결한 방식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관계에서 갈등하고 나와 너의 한계에 부딪히는 경험과 삶을 통해 감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이제와서 든다. 그래서 제목이 철학보다 연애인가보다.
김지연
-글루미한 것을 좋아하는, 과도하게 진지한, 핵노잼
- 회사에서 일하지만 언제나 백수를 꿈꾸고 있음
- 비영리재단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있음(돈에 환장하진 않았다는 자부심임)
- 독서와 영화(좀비)와 맥주를 좋아함
- 지금은 철학 꿈나무
- 남자친구를 찾고 있는 건 절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