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수업이 나에게 남긴 것들.
치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나에게 있다. 하지만 '나-찾기'가 아니다.
진정한 치유는 '나-되기'다. s. spinoza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나에게 글쓰기 수업은
고통과
두려움과
마주침의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매일 두려운 내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글쓰기 수업이 진행될 수록
삶은 명료해져갔다.
뭔가 더이상
답을 찾으려하지도 않았다
글쓰기 수업은 내게 말했다.
살아내라고
마주치라고
지금을 살라고
그렇게
수많은 어제의 나들을 보내는
슬프고도 아름다웠던 3개월이 지났다
아마 지난 3개월은 나에게
강물의 반짝임처럼
기억될 거 같다
나는 여전히 두렵고
흔들리고 있지만
그렇기때문에
멈추지 않고 갈 것이라는 걸 안다
글쓰기는 나에게
오늘만 살아낼 힘을
그 길을
보여주었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딱 오늘만 살아갈 힘
아마 그 힘으로 나는 딱 오늘만큼만
살아갈 것이다
어제를 살던
미래를 살던
'주현'들과의 찐했던 만남들을 뒤로하고
나는 지금을 사는 주현이를 만나러 간다
오늘만큼만 살 것이다
그게 내가 삶을 살아가고 싶은
이유가 될테니까
삶이 찬란한 이유일테니까
삶의 호흡이 가파지는 그날에도
삶의 호흡이 느려지는 어느날에도
한발자국 한발자국 걸어가며
힐끔 힐끔 계속 뒤를 돌아보게 되는 날에도
망망대해에 홀로 서있는 거 같은 날이
올 때도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흐르는
너무 기쁜 날에도
나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지금 내 두발이 선 곳에
꿋꿋하게 두 발을 눌러 세워
모든 감각으로 그곳을 지나칠 것이다
길 위에서 마주치는 어떤 것도
새로 만나기 위해
내 안의 가면까지 다 깨워낼 것이다
허물을 벗고
또 벗고 또 벗어
내가 내가 낯설어 지는 순간까지도
긍정하며
터져나갈 것이다
나는 길 위에 서 있다
나는 숨을 쉬고
길을 간다
걷는다
숨쉰다
냄새를 맡는다
느껴본다
그렇게 나는 내가 되어간다
- 철학흥신소 비밀 요원.
- '바르다'를 닮아가는 여행 중
- 어느 방송국 PD(지만, 전혀 PD스럽지 않음.)
- 철학을 배워서 삶이 고달파지고 있음
- 잠정적 영화 감독(계속 잠재해 있을 수 있음)
- 기능인에서 예술가로 진행 중 (돈을 못버는 중)
- 자신만의 삶을 만드는 중(친구가 점점 없어짐)
- 자신만의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있음. (그래서 다른 사람은 이해가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