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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와 편지

자위

사랑하지 않는 자들이 스스로 하는 위로인가?

사랑을 모르는 이들의 자위일 뿐이다.


이런 자위는 무한한 여자들이 찰나의 순간에 무한히 스쳐지나가는 자위다.

혼자이기 때문에 무한과 찰나에 휩쓸려버리는 자위


두 가지 자위가 있다.

사랑하지 않는 이들의 자위와 사랑하는 이들의 자위


사랑하는 이들도 자위를 한다.

할 수밖에 없다.


사랑은 언제나 시간과 공간의 한계 속의 사랑이다.

하지만 사랑은 그 한계를 넘고 싶은 욕망이다.

혼자이지만 함께 하고 싶은 욕망.


사랑하지 않기에 자위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사랑하기에 자위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자위는 단 한 여자가 영원의 순간에 머무르는 자위다.


사랑하는 이들은 자위를 하며 깨닫는다.

자위와 편지가 같은 것임을.


자위는 당신을 내 몸에 새기는 일이고

편지는 당신을 내 마음에 새기는 일이다.


자위와 편지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

혼자이지만 함께 하고 싶은 사랑의 욕망이다.


칸트를 빌려 쓰자.

편지 없는 자위는 공허하고

자위 없는 편지는 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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