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은 불로 뛰어든다.
그것이 불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불나방은 어리석다.
하지만 불나방은 행복하다.
자신의 행복이 어디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불나방은 불로 뛰어들지 않는다.
그것이 불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불나방은 지혜롭다.
하지만 그 불나방은 불행하다.
자신의 행복이 어디인지 알기만 할뿐 그곳을 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불나방은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인가?
다시 뛰어들 것인가? 뛰어들지 않을 것인가?
불 앞에서 한 참을 머뭇거리던 불나방은
그제서야 고통스럽게 타고 있던 불을 본다.
불나방은 중요하지 않다.
불이 없으면 불나방은 없으니까.
불이 다 타기 전까지만 불나방일 수 있다.
불이 타고 있다.
불나방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