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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lnerability

짐승 같은 아이가 있다. 늘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러서지 않았다. 온 힘을 다해 싸웠다. 싸움은 상처를 낳는다. 아이의 몸에는 여기저기 찢긴 상처투성이고, 부러진 뼈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잘못 붙어 버린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아이를 칭찬해주었다. “넌 강한 아이구나.”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아이는 매번 맞는 것이 너무 아팠고, 싸우는 것은 매번 너무 무서웠다는 것을. 아이는 아픈 것도 무서운 것도 표현하지 못했다. 짐승은 아픈 것도 무서운 것도 드러내서는 안 된다. 그저 싸워야 할 뿐이다.   

   

 인간이 되려했던 아이가 있다. 늘 사랑해서 아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러서지 않았다. 온 힘을 다해 사랑하려 했다. 사랑은 상처를 낳는다. 아이의 마음에는 여기저기 찢긴 상처투성이고, 부러진 마음을 제때 돌보지 못해 잘못 붙어 버린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아이에게 칭찬해주었다. “넌 강한 아이구나!”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아이는 상처받는 것이 매번 너무 아팠고, 사랑하는 것이 매번 너무 무서웠다는 것을. 아이는 아픈 것도 무서운 것도 표현하지 못했다. 인간이 되려는 이는 아픈 것도 무서운 것도 드러내서는 안 된다. 그저 사랑해야 할 뿐이다.     


 상처받기 쉬운 아이가 있다. 아이는 왜 그리 싸웠던 걸까?  아이는 왜 그리 사랑하려 했을까? 그것이 아니면 누구에게 사랑받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짐승 되려 했던 것도, 인간이 되려 했던 것도 모두 사랑 받기 위해서였다. 싸우느라 상처받았고, 싸우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선에 상처 받았던 아이사랑하느라 상처받았고, 사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선에 상처받았던 아이우는 법을 배우지 못해, 상처받기 쉬운 아이. 텅 빈 집에서 홀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가 있다. 그렇게 짐승이 되거나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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