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슬고슬, 밥맛 좋은 가을입니다

밥맛 좋은 충주의 밥집 세 곳


가을이 시작되면 무더위에 집나갔던 입맛도 돌아온다. 계절을 막론하고 고슬고슬 반지르르 윤기 흐르는 쌀밥 한 그릇은 보약이나 다름없다. 밥맛 도는 가을날에 건강한 밥상을 차려내는 충주의 밥맛 좋은 식당 세 곳을 찾았다. 영화식당, 천년향, 만나밥집, 세 식당에서 개성만점의 구수하고 쫀득한 밥맛을 만나보자.



1.jpg 천혜향 식당의 약선음양미반 여자 밥에는 대추가 들어가서 달큼하고 향기롭다


돌솥밥과 20여 가지 산나물을 맛볼 수 있는 곳, 영화식당

1980년에 개업한 영화식당은 밥이 맛있기로 꽤 유명한 곳이다. 20여 가지의 산나물을 담는 하얀 접시에 비슷비슷하게 생긴 나물을 담아내는데, 접시마다 제각각 산나물 이름이 쓰여 있어 추가 주문할 때 당당히 산나물 이름을 말할 수 있는 식당이다.



11.jpg 접시마다 나물 이름이 적혀있는 영화식당의 산채 밥상


산채정식을 주문하면 주방에선 돌솥에 밥부터 짓기 시작한다. 돌솥밥에는 몇 가지 콩을 얹고 밥 담당 아주머니가 밥솥 옆에 서서 15분 동안 나무주걱으로 밥물을 조절해가며 밥을 짓는다. 영화식당의 맛있는 밥 짓기의 비법, 역시 정성이다.



12.jpg 콩을 듬뿍 넣어 돌솥에 지어 풍미가 살아나는 밥


돌솥에서 밥이 뜸을 들이는 동안 밥상에는 스무가지 산나물이 차곡차곡 차려진다. 왕씀바귀, 머위나물, 아주까리, 고들빼기, 박고지, 다래순, 어느리, 취나물, 산뽕잎, 홑잎, 미역취, 싸리순, 엄나무순, 잡나물, 검은오리, 참나물, 고사리, 무나물, 표고버섯. 서덜취 등 난생처음 듣는 산나물 이름이 재미있고 그 맛이 궁금해진다. 밥상에 오르는 산나물은 계절 따라 바뀌는데, 콩나물이나 숙주처럼 시장에 파는 나물은 올라가지 않고 오로지 산나물만 올린다.



13.jpg 고추장 양념해서 구운 더덕도 산채 밥상의 별미


산채정식을 맛있는 먹는 방법은 큰 그릇에 밥과 나물을 넣고 고추장으로 쓱쓱 비비는 것이 아니다. 산나물 하나하나가 가진 고유의 향과 맛을 살려 먹으려면 나물을 골고루 음미하며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산나물 비빔밥을 꼭 먹고 싶다면, 고추장 없이 참기름만 살짝 뿌려 젓가락으로 포슬포슬 섞어서 나물이 어우러지며 내는 향긋한 자연의 맛을 느끼는 것이 최고의 맛이다.



14.jpg 평소 맛볼 수 없는 산나물을 풍성하게 만나는 산채정식


충북 <밥맛 좋은 집>에 뽑힌 약선밥상, 천년향

2013년부터 충청북도에서 시행하는 사업인 ‘밥맛 좋은 집’에 뽑힌 <천년향>은 약초사상체질밥으로 밥상을 차리는 곳이다. 충주시의 약선음식 전문식당이기도 한 천년향은 음식재료와 궁합이 좋은 약초를 이용해 약선기미요법의 레시피를 완성해서 다양한 약선음식을 만들어낸다.



2.jpg 약선의 맛과 향을 살려낸 청운정식 밥상


약초사상체질밥인 천년미반의 운암정식은 약선죽, 전채요리 3가지와 17가지 찬이 나오고 사상체질밥과 해물 순두부찌개, 한방차가 나온다. 청운정식에는 해물 순두부찌개 대신 약선귀비대보탕이 나오는데, 16가지 약초로 만든 육수에 쇠고기와 인삼, 대추, 삼채뿌리, 우엉, 당귀잎, 표고, 팽이, 느타리, 부추, 당근, 셀러리를 넣어 신선로처럼 끓인 요리로 육수 맛이 일품이다.



3.jpg 16가지 약초로 만든 육수에 쇠고기와 채소가 들어가는 약선귀비대보탕


밥상이 차려지면 애피타이저로 죽이 나온다. 그 향과 맛부터 은은하고 담백하다. 약초사상체질밥인 천년미반은 태음인, 소음인, 소양인, 태양인 등 체질감별에 따라 밥을 다르게 짓는다. 약선음양미반은 여자 밥과 남자 밥을 다르게 짓는다. 음인인 여성과 양인인 남성, 성별에 따라 밥을 지을 때 각각 다른 잡곡과 씨앗, 약초 달인 물을 사용해서 밥을 짓는데, 그 맛이 입에 착착 붙는 느낌이다.



4.jpg 음인인 여성을 위한 밥과 양인인 남성을 위한 밥이 다르다


밥뿐만 아니라 반찬도 조리법에 따라서 약선에 대한 거부감을 줄였다. 보양식에 치중하기보다 대중적인 조리법을 적절히 섞어서 약선의 맛은 살리고 맛을 놓치지 않았다. 숙지향이 들어간 감자채 샐러드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한약재와 유자청소스로 맛을 낸 전복 요리는 그동안 먹어온 음식과 색다른 미각을 경험하게 한다. 쇠고기에는 살구씨, 돼지고기에는 귤껍질인 진피, 보리굴비와 가자미조림에는 울금, 계피 등을 넣어 조리하는데, 재료 자체의 잡내를 없애고 고유의 맛을 업그레이드해주는 역할을 한다. 장아찌를 담글 때도 버섯과 오미자, 양배추와 칡뿌리 등 궁합을 고려해서 건강하게 담근다.



5.jpg 돼지고기 수육도 약초를 넣어 삶아 잡내를 없앴다


후식으로 내는 한방차도 성별에 따라 다르다. 남자는 구기자, 오가피, 하수오 등을 달인 기운생기차, 여자는 백출, 황기, 진피, 계피를 달인 온비수차가 나온다. 따뜻한 죽과 밥, 맛있는 요리에서 향긋한 차까지 내 몸에 잘 맞는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고 힘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천년향>의 음식은 몸의 기운을 북돋워주는 기분 좋은 음식이다.



6.jpg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


봄날에는 구수한 황태해장국과 쌀밥으로, 만나밥집

<만나밥집>의 문을 열면 구수하고 달큼한 황태해장국 냄새가 진동한다. 아침 6시 30분부터 해장국 손님들로 붐비는 식당이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서 나오는 황태해장국은 고슬고슬한 쌀밥을 말아 한 수저 떠먹으면 퍽퍽했던 속이 시원하게 풀어질 만큼 구수하고 개운하다.



7.jpg 보글보글 끓고 있는 황태해장국에 밥을 말면 훌훌 떠먹기 좋다


만나밥집은 2013년 밥맛 좋은 집으로 뽑힐 만큼 밥이 맛있게 짓는 집이다. 충북에서 재배한 쌀로 지은 밥에는 노란 기장이 들어가 고소하다. 23년 동안 황태해장국을 끓여온 주인장은 좋은 밥맛의 비결이 12인분의 압력밥솥으로 밥을 짓는 것이라고 한다. 식당에서 이용하는 대용량 밥솥에 밥을 하다 보면 윤기가 흐르는 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온종일 압력밥솥 여러 개에 쌀밥을 계속 끓여내는 정성이 남다른 밥맛을 내는 비결이다.



8.jpg 황태 육수는 구수하고 콩나물은 아삭아삭하니 식감이 살아있다


황태해장국은 황태 채를 들기름에 달달 볶다가 20시간 넘게 은근히 끓여낸다. 하루 가까이 끓인 황태해장국은 황태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뭉근히 고아서 육수 맛이 구수하고 부드럽다. 아삭하게 삶은 콩나물과 달걀, 들깨가루를 풀어서 고소한 맛이 살아나는 황태해장국은 충주의 대표 해장국으로 추천하고 싶을 만큼 탁월한 맛이다. 강원도에서 먹었던 황태해장국과 전주의 대표 해장국인 콩나물국밥과는 뭔가 색다른 매력이 있는 해장국이다.



10.jpg 아삭한 깍두기를 얹어 먹으면 해장국이 더 시원한 맛이다


모자라는 간은 새우젓으로 하고 아삭한 깍두기와 김치도 알맞게 익어 맛있다. 풋고추와 된장도 황태해장국에 조화롭다. 해장국 외에도 나물 보리빔밥과 8인 이상 전날 예약 가능한 만나정식도 있다. 20여 가지가 넘는 반찬이 올라온다니, 주인장의 손맛이 궁금해지는 밥상이다.



9.jpg 황태해장국에는 깍두기와 김치, 풋고추와 된장이면 진수성찬이다



※ 위 기사는 2016년 충주시 공식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이후 정보는 변경되었을 수 있으니 여행하기 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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