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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골목 맛집, 어디까지 가봤니?


혹한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 따뜻한 고향의 맛이 그립다.  구수한 토속음식이 맛있는 도시, 안동으로 떠나자. 안동찜닭과 안동 헛제사밥과 안동 간고등어까지 안동이란 지명을 빼곤 상상할 수 없는 음식을 맛볼 수 있고 구석구석 골목마다 소문난 맛집도 수두룩하다. 안동한우의 명성을 확인해줄 갈비구이와 선지국밥, 경상도식 추어탕에 담백함의 절정인 안동국시와 밀면 우동이 뒤질세라 줄을 선다. 역사와 전통의 안동 맛집 코스 순례는 안동역 앞 갈비골목에서 출발한다.       


안동갈비골목의 한우갈비구이


안동의 베스트 3, 찜닭과 간고등어구이와 헛제사밥

여행을 계획할 때 맛집 검색은 이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다. 안동 맛집을 검색하면 구시장 찜닭골목의 안동찜닭이 가장 먼저 등장하고 안동댐 월영교 전통음식의 거리에서 유명한 까치구멍의 헛제사밥, 안동 시내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안동 간고등어 구이가 차례대로 나타난다. 검색으로는 성에 안 차 안동 토박이들에게 안동의 3대 별미 외의 역사와 전통과 맛으로 검증된 숨은 맛집을 물었다. 안동역 앞 안동갈비골목의 한우갈비구이와 안동 신시장 음식 골목에 있는 옥야식당의 선지국밥과 34년 전통을 가진 신선식당 냉우동과 안동 시내 음식의 거리에 있는 경상도 추어탕과 하회마을 가까운 농가민박에서 만드는 안동국시까지 토박이뿐 아니라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간다는 골목 맛집 다섯 곳을 가뿐하게 접수했다. 안동으로 떠나는 여행에 이 정도 메뉴라면, 누구와 어디를 가든 삼시세끼는 문제없다. 


옥야식당의 선지국밥



한우갈비구이에 나오는 특별 서비스두 가지

안동역 앞에 가면 안동갈비골목이 있다. 30여 년 전엔 갈비골목이라고 할 것도 없이 갈빗집 한두 곳으로 시작했는데,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갈비골목이 만들어지고 현재는 15곳의 갈빗집이 성업 중이다. 안동식 양념갈비는 생마늘과 과일즙을 갈아 넣은 간장양념으로 주문과 동시에 무쳐내기 때문에 좋은 갈비를 쓸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 당연히 신선하고 맛있다. 



숯불에 구운 갈비를 게눈 감추듯 먹고 나면 구수한 시래기 된장찌개와 매운갈비찜이 서비스로 나온다. 숯불에 올려놓고 태워버리거나 질겨서 못 먹는 갈빗대에 붙은 고기 부분만 떼어다가 매운갈비찜으로 만들어 주는데, 밥반찬으로 최고다. 쫄깃한 갈빗살을 골라 먹고 남은 양념에는 밥을 넣어 쓱쓱 비벼도 별미다. 



시골에서 직접 담근 된장으로 삼삼하게 끓인 시래기 된장찌개는 부드럽고 구수한 시래기를 밥에 척척 얹어도 맛있고 시원한 국물을 훌훌 떠먹으면 갈비의 느끼함이 말끔하게 사라진다. 1인분에 뼈까지 200g이다 보니 2인이 3인분은 먹어야 흡족하다. 


갈비구이의 느끼함을 날려주는 시래기 된장찌개



소고기와 대파를 듬뿍 넣은 육개장 비주얼의 선지국밥

안동 신시장 안 먹자골목에 있는 옥야식당은 50여 년간 정성스럽게 선지국밥을 끓여온 식당이다. 국밥 마니아들에게 전국 최고의 국밥이라는 극찬을 받기까지 옥야식당의 국솥에는 양지와 사태, 선지 등 안동한우의 국거리를 넣은 넉넉히 육수가 쉬지 않고 끓고 있다. 비주얼은 육개장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소고기와 매콤한 고추기름과 달큼한 무, 대파가 푸짐하지만, 이름은 소박하게 선지국밥이다. ‘안동시영할매선지국밥’이라는 상호는 옥야식당 옆에서 운영했던 시영 정육점 간판을 가져다 썼다. 식육점을 하다 보니 맛있는 고기를 많이 넣어 국밥을 끓일 수 있었다. 


사태와 선지를 그득하게 담아내는 선지국밥


한 솥 가득 안동 한우 사골과 고기를 넣고 폭폭 끓인 고소한 육수에 배추와 대파, 선지를 뻑뻑하게 넣어 끓인다. 한 칸으로 시작했던 가게는 계속 옆으로 확장 중이지만, 겨울엔 대기시간이 더욱 길어진다. 옛날 건물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허름한 실내는 국밥 한 그릇의 정취와 그럴듯하게 어울린다. 국물과 고기와 밥 추가는 무제한이다. 매일 버무려내는 겉절이와 새콤한 섞박지와 고추 장아찌는 국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하는 환상의 콤비. 


가마솥에 양지머리, 사태, 대파를 뻑뻑하게 넣고 끓인다


  

할머니가 홍두깨로 밀어서 끓여주는 안동 건진국시 

소문은 자자한데, 막상 먹으려면 찾기 힘든 음식이 안동 건진국시다. 안동 시내에도 건진국수를 하는 국숫집이 몇 곳 있지만, 하회마을 가는 길에 있는 박재숙 농가민박집에 가면 얌전한 건진국시를 맛볼 수 있다. 전통식대로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은 반죽을 홍두깨로 밀어서 끓는 물에 삶아 건져두었다가 국물에 말아내는 건진국수는 여름에 제격이라지만, 국수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별미다. 



주인장은 일주일에 두 번, 멸치, 무, 양파, 다시마에 송고버섯을 넣고 정성으로 육수를 끓인다. 호박 채와 김치, 김 가루와 참깨가 얌전하게 올라간 건진국수는 보들보들한 면발이 연약하기 그지없다. 툭툭 끊어지는 면발에 담백한 국물은 밋밋하게 느껴지지만, 먹다 보면 마지막 한 가락을 포기할 수 없을 만큼 깊은 맛에 빠진다. 민박집과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라 전화로 미리 예약하고 가는게 안전하다. 




싱싱한 로컬푸드로 끓여내는 경상도식 추어탕

안동 시내, 음식의 거리에 있는 경상도추어탕은 골목 안에 숨어 있다. 주택을 개조한 식당의 재래식 부엌 옛 부뚜막에 놓인 전통식 가마솥에서 24시간 추어탕이 끓는다. 3대를 이어온 안동의 대표 추어탕 전문점인 이 식당은 경상도 추어탕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의성 마늘과 영양 고춧가루, 안동에서 키운 풋배추에 자연산 미꾸라지로 끓이는 추어탕은 맛있을 수밖에 없다. 미꾸라지는 가마솥에 뭉근히 삶아 소쿠리에 으깨어 뼈와 내장을 걸러내고 풋배추를 듬뿍 넣어 단맛을 살리고 양념은 옛날식대로 갈아서 넣어 국물이 투박하다. 


맑은 된장국처럼 시원한 맛이 일품인 경상도 추어탕


추어탕 맛은 된장을 살짝 풀어 끓인 배춧국처럼 맑고 시원하지만, 단백질과 칼슘, 무기질이 풍부한 보양식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더욱 맛이 나는 추어탕에 제피와 방아잎 등 향이 좋은 허브를 뿌려 먹는다. 포장 손님이 많은 날엔 7시쯤 추어탕이 떨어지기도 한다. 저녁시간에는 전화확인 필수.


풋배추가 들어가 달큼하고 부드러운 추어탕


   

1981년부터 옛날 맛 그대로 담백하고 수수한 추억의 우동

한 자리에서 오직 우동 한 가지로 전통을 이어가는 신선식당은 여름엔 줄 서서 먹는 식당이다. 사계절 사랑받는 냉국수와 비빔국수, 짜장면과 우동으로 꾸준히 국수 마니아들을 불러 모은다. 신선식당의 베스트 메뉴인 냉우동은 아침 해장으로 사랑받을 만큼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사계절 사랑받는 시원한 냉우동


맑고 담백하게 끓인 멸치육수에 쫀득한 밀면을 말아내는 냉우동의 첫맛은 심심하다. 34년 동안 여수에서 공수하는 멸치만 넣고 끓이는 육수 레시피 덕분이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담백한 국물이 시원해서 계속 먹게 된다. 고명으로는 단무지 채와 오이채, 김 가루뿐이다. 양배추와 고추장이 추가되는 비빔우동도 멋부리지 않은 수수한 맛이 좋다. 30년 이상 신선식당을 찾아오는 단골들도 깔끔한 국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다. 


쫀득한 밀면에 매콤한 소스가 잘 어울리는 비빔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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