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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향기 그윽한 레트로 감성 여행, 강화도

강화도와 교동도 반나절 여행 


하늘은 드높고 가을향기로 충만한 계절이다. 요맘때 훌쩍 다녀올 만한 여행지로 어디가 좋을까. 초가을 여행에 어울리는 섬을 찾았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거제도, 진도 다음 네 번째로 큰 섬 강화도이다. 지난해 약 100만 명이 강화도의 부속섬인 교동도를 찾았다고 한다. 교동대교가 놓이면서 찾아가기도 편해진 교동도에는 시간이 멈춘 대룡시장이 있다. 추억의 시장 골목을 구경하고 레트로 감성의 방직공장 카페까지 여유로운 반나절 여행이 좋다.      




지붕 없는 박물관에서 즐기는 역사와 평화와 문화 감성 여행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유적지로 가득한 섬이다. 선사시대의 고인돌, 단군이 천제를 올렸던 마니산 참성단, 삼국시대의 전등사, 고려시대의 고려궁지, 조선시대 5진 7보 54돈대 등 역사적인 유적지와 섬을 둘러싸고 있는 드넓은 해수욕장 등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볼 만한 곳이 수두룩한 곳이다. 또한 강화도는 한반도에서 북녘땅을 가장 가깝게 바라보는 평화 여행지이다. 강화평화전망대와 교동도를 비롯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부근리 지석묘, 강화성당 같은 역사적인 명소를 둘러보면 가을 나들이가 풍성해진다.      



강화도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떠오른 ‘조양방직’은 강화도에 있는 카페이다. 과거 강화군의 섬유산업을 이끈 방직공장이었으나 산업이 쇠락하며 방치되었다가 미술관 겸 카페로 재탄생해 핫플로 떠올랐다. 카페 입구부터 낡은 앤티크 소품들과 일명 이발소 그림이라고 할 만한 촌스러운 그림들이 기묘한 조화를 이루며 드넓은 공간을 채우고 있다. 1930년대 지어진 공장의 옛 구조는 그대로 두고 오래된 미술품과 옛 공중전화 부스, 회전목마의 말, 이발소 의자 등을 곳곳에 배치해서 레트로 감성을 완성했다. 방직기계가 있던 기다란 작업대는 커피를 마시는 테이블로 바뀌었다. 카페는 커피나 음료를 주문해야 입장할 수 있다.     


 


시간이 멈춘 시장 골목에서 만나는 추억 여행교동도 대룡시장 

교동도는 민간인 통제구역이다. 교동대교 앞 검문소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출입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고향을 지척에 두고 살아온 실향민의 아픔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한국전쟁 때 피란한 황해도 주민은 분단에 막혀 돌아가지 못한 채 이곳에 터를 잡았다. 1970년대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마을과 황해도 연백시장을 재현한 대룡시장 곳곳에서 실향민의 치열한 삶과 애잔한 향수를 만날 수 있다. 



교동도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대룡시장이다. 1960년대, 혹은 70년대 어디쯤에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좁다란 골목 안에는 옛 모습 그대로의 이발소, 다방, 양복점, 시계방, 떡집 등 50년 된 간판을 달고 있는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줄지어 서 있다.      



교동이발관은 60년을 지켜온 이발관이지만 간판만 그대로 두고 자손이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낡은 이발관 의자와 거울 옆에서 먹는 국수 맛은 특별하다. 철물점 건물에선 커피 볶는 냄새가 구수하고 교동 극장은 젓국갈비 식당으로 바뀌었다. 



이북식 강아지 떡집에는 줄이 길다. 일제 강점기 때 쌀을 수탈하기 위해 떡을 금지했던 시절에 자식들에게 먹이고 싶어 몰래 만들었던 찹쌀떡이다. 교동도에서 가장 오래된 교동다방에는 견과류가 잔뜩 올라간 복고풍 쌍화차가 손님을 기다린다. 



대룡시장의 좁다란 골목마다 교동도 주민들의 역사와 정겨운 일상을 재미있게 그려 넣은 벽화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들러볼 곳교동향교와 강화 화개산 모노레일

교동도에는 역사적으로 뜻 깊은 장소가 많다. 한국 최초의 향교인 교동향교는 고려 인종5년(1127년)에 설립한 향교이다. 고려 충렬왕 12년에 유학자 안향이 중국에서 공자의 초상화를 가져와 이곳에 모셨다고 한다. 교동향교는 주말마다 우리집 가훈쓰기, 선비옷 체험 등 계절에 따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해 가을, 교동도의 새로운 명소가 될 강화 화개산모노레일이 개통했다. 교동도에서 더욱 북한이 가깝게 보이는 전망대가 들어선다. 화개산(259m)은 교동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1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만큼 아담한 산이지만, 사방으로 탁 트인 풍광이 압권이다. 모노레일은 완공 운행 중이고 전망대와 정원은 11월쯤 개방될 예정이다.      




강화도의 향토 음식젓국갈비와 순무김치 

고려시대 강화도로 천도한 왕에게 진상하기 위해 발상한 음식이라는 젓국갈비는 오랫동안 명맥이 끊겼다가 한 식당이 메뉴로 개발하면서 강화의 향토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젓국갈비는 맑은 육수에 돼지갈비와 늙은 호박, 감자, 버섯, 배추속 등 강화에서 키운 채소와 두부를 넉넉히 넣고 끓이는 전골이다. 돼지갈비전골에서 짭조름한 바다냄새가 퍼진다. 강화도의 특산물인 젓새우를 넣기 때문이다. 짭짤한 젓국이 배어든 갈비는 부드럽고 국물은 개운하다. 강화의 순무김치는 젓국갈비보다 더 유명한 향토음식이다. 인삼이 잘 자라는 강화의 토질 때문인지 쌉쌀한 맛의 순무로 김치를 해서 잘 익으면 그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맛있기로 유명한 강화쌀에 순무김치 한 그릇이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여행정보>

대룡시장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교동남로 35

문의 : 032-934-1000(교동제비집)     


카페 조양방직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향나무길5번길 12 조양방직

문의 : 0507-1307-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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