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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민작가의 호시탐탐 식탐 여행
Feb 25. 2023
뜨끈하게 온천하고 곰탕 한 그릇 어때요?
충남 아산 온양온천 옆 맛집, 온양청국장집, 고려옥 곰탕, 홍두깨칼국수
그렇다.
길고 지루했던 겨울도 끝나가는 느낌이 드니 왠지 아쉬움이 드는 건, 모든 이별에 익숙하지 않아서다.
코끝이 알싸하게 맵도록 추위가 맹위를 떨칠 때 먹고 싶었던 것들을 가만, 생각해 보니 못 먹은 것들이 있다.
꽁꽁 언 몸을 녹여줄 온양온천이 있는 아산에서 온천을 마치고 찾아가고 싶은 따끈한 맛집들을 찾았다.
3대를 이어 정성과 고집으로 지켜온 구수한 청국장집은 온양온천
역에서 멀지 않
다.
냄새 없고 구수한 청국장
을 맛볼 수 있는
'온양청국장집'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청국장 정식을 시키면, 투박하고 듬직한 밥상에 갖가지 반찬이 차려진다.
상 위에 오른 반찬들은 미역이나 멸치 몇 가지를 빼면 모두 농사지은 것으로 차려낸다는 집밥이다.
보들보들한 수육에 수제 두부를 얹고 무생채도 올려 한 입 크게 상추쌈을 먹
는
다.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을 한 수저 떠서 밥에 비벼먹으면 남은 겨울도 가볍게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온양청국장집 간판을 내건 것은 1991년이지만, 1대 주인장이 청국장을 시작한 건 50년도 훌쩍 넘었다.
전통방식 그대로 지금은 2대 주인장이 청국장을 띄운다. 가마솥에 장작으로 불을 지펴 콩을 삶는다.
콩을 삶을 때 뽕나무를 넣는 건 이곳의 비법인데, 콩의 독성을 제거하고 더 담백한 맛을 살려준다고 한다.
아산에서 손꼽는 맛집에는 오랜 세월 진국의 곰탕을 끓여내는 곰탕집이 있다.
30년 넘는 세월을 곰탕 하나만을 끓여 온 고려옥은 곰탕 달인의 집이다.
무겁고 커다란 가마솥에 뼈를 넣고 밤새 끓여내는 전통방식으로 곰탕을 끓여낸다.
곰탕 전문점이지만, 메뉴는 진곰탕, 꼬리곰탕, 우족곰탕, 도가니탕, 소머리곰탕 등 메뉴도 많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삼겹양지를 사용하는 진곰탕과 특제 양념장에 고기를 찍어먹는 꼬리곰탕이다.
하루에 두세 번 담가도 동이 나는 시원한 겉절이와 이틀마다 담는 깍두기는 곰탕과 잘 어울린다.
인심도 후하게 곰탕 국물은 무한 리필이다. 아이들이 있으면 국물과 밥부터 내어준다.
아이들의 허기를 먼저 달래주라는 주인장의 인심 좋은 배려가 느껴진다.
구수한 진곰탕 한 그릇에 아직은 겨울바람이 옷깃을 스며드는 계절이 저만치 사라진다.
온양온천전통시장에 가면 점심시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선 칼국수집이 있다.
주방이 입구에 있어서 홍두깨로 반죽을 밀고 국수를 썰어 삶는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다.
홍두깨칼국수라는 명성답게 커다란 홍두깨로 반죽을 밀어 칼로 쓱쓱 썰고 육수에 넣는다.
기본 메뉴는 손칼국수, 칼제비, 손수제비, 잔치국수와 만두이다.
큼지막한 그릇에 넉넉하게 담겨 나오는 칼국수가 야들야들하니 후루룩 맛있게 넘어간다.
홍두깨로 얇게 밀어 면발이 부드럽지만, 바닥을 보일 때까지 쫄깃함이 살아있다.
전남 여수에서 공수하는 멸치와 무, 그리고 비법 약재를 넣고 10시간 이상 끓여낸다.
정성을 들여 진하게 끓이는 육수의 맛이 손칼국수와 손수제비의 구수하고 시원한 맛을 책임진다.
특히 수제비는 혼잡한 시간대인 12시~14시 사이에는 반죽 뜯을 시간이 없어 주문을 못 받는다.
2월이 지나고 3월이 다가오는 계절이지만, 얇은 코트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은 차갑다.
구수한 청국장, 진득한 곰탕,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면 시장 구경을 나선다.
알록달록 바구니마다 채소와 먹거리를 담아놓은 시장 풍경에 푸근한 미소가 지어진다.
장 보기 전에 포만감이 준비되어 있다면, 오늘의 장보기는 수월하고 경제적이다.
거나한 점심을 먹었으니 저녁은 담백하고 수수하게 차릴 수 있다. 큼직한 손두부가 보인다.
달래간장을 만들어 살짝 데친 두부에 솔솔 뿌려가며 먹으면 건강하고 맛있는 한끼가 된다.
저녁거리 장으로 금방 만든 따끈한 두부 한 모 사고 바삭하게 튀겨낸 고추튀김도 사고
오늘의 후식, 삼색 호떡도 하나씩 먹어주면 드디어 맛있는 아산여행의 마무리가 된다.
시장 구경하기 좋은 계절이다. 쌀쌀한 겨울과 봄 사이에 머뭇거리던 입맛도 돌아온다.
#아산여행 #아산온천맛집 #고려옥 #온양청국장집 #온양전통시장 #아산홍두깨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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