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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맛난 굴목이재 보리비빔밥

순천 원조 조계산 보리밥집, 갈마골 , 건봉국밥, 진일기사식당



갈마골


청국장과 아귀의 구수한 만남

청국장으로 아귀탕을 끓인다니 처음에는 그 맛의 조화가 상상이 안 된다. 칼칼한 아귀찜에서나 맛보았던 쫀득한 아귀가 콤콤한 청국장으로 들어간다니,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도 막막한 밥상에 아귀 청국장 냄비가 올라온다. 보기에는 청국장과 아귀탕인데 청국장 냄새가 진하지 않다. 끓기를 기다리다 얼른 한 수저 맛을 보고 나면 입에 착착 붙는 국물 맛에 반하게 된다. 집에서 직접 띄운 청국장 맛은 순하고 생물 아귀의 시원한 육수와 매콤한 양념장이 칼칼하게 어우러지니 환상의 궁합이다. 그렇다고 갈마골이 아귀청국장이라는 새 메뉴로 갑자기 떠오른 식당은 아니다. 순천 시청 맞은편 골목에서 40년간 국내산 아귀만으로 칼칼한 아귀찜을 만들어온 자부심 있는 아귀 전문식당이다.



아귀는 바다의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대식가라 종합영양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 아귀를 먹으면 풍부한 비타민 A와 콜라겐 덕분에 피부미용에 최고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구수하고 시원한 청국장 아귀탕은 과음한 다음 날 숙취 해소에 최고라는데, 약 주고 병 주는 대표메뉴가 따로 있다. 바로 술안주에 제격인 아귀 대창으로 만든 얼큰한 찜 요리다.



아귀의 대창이라고 하니 한 마리에 얼마 나오지도 않아서 아귀 대창 찜은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는 메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아귀 대창으로 만드는 대창찜과 매콤한 아귀찜 한 접시면 순천의 애주가들이 두 발 벗고 달려온다니 순천에 가면 꼭 맛보아야 할 별미다.



주소: 전남 순천시 장명3길 9

전화번호: 061-743-9106

영업시간: 11:00-21:00,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대표메뉴: 청국장 아귀탕 소 35,000원, 아귀 대창찜 소 50,000원, 아귀찜 소 35,000원     




또 다른 맛집     


순천 아랫장의 소울 푸드, 건봉국밥

순천 아랫장을 구경하다 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식당을 만난다. 연신 뜨거운 육수에 밥을 넣은 뚝배기를 토렴하느라 분주한 입구에 서면 그 구수한 냄새에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에드워드 권이 극찬했다는 건봉국밥은 자리에 앉자마자 하얀 김을 폴폴 날리며 먹음직스럽게 나온다.



투박한 뚝배기에 숟가락을 쑥 넣으면 머리 고기와 내장이 푸짐하게 올라온다. 총 7가지 종류의 돼지국밥 외에도 콩나물국밥과 곰탕에 육개장까지 있으니 행여 순댓국 못 먹는 일행이 있어도 걱정 없는 식당이다.



주소: 전남 순천시 장평로 65

전화번호: 0507-1431-0902

영업시간: 06:30-21:00, (15:00-16:00 브레이크 타임)

대표메뉴: 국밥 9,000원, 옛순대랑 국밥 10,000원, 순대 한 접시 6,000원     



프라이팬에 끓인 옛날식 김치찌개, 진일 기사식당

시간은 없는데 배는 고프고 급하게 끼니를 때워야 할 때는 지역불문하고 가까운 기사식당이 최고다. 선암사 가는 길에 만나는 27년 전통의 진일 기사식당도 자리에 앉자마자 밥상이 날라져 오는 패스트푸드 한식당이다. 조계산을 오가는 등산객과 단체 관광객 예약으로 늘 북적이는 곳이다. 10가지가 넘는 반찬과 함께 프라이팬에 끓여 나오는 김치찌개는 묵은지를 길게 찢어 두툼한 생고기와 함께 자작자작 끓여내는 김치찜 스타일이다. 소란스러운 분위기만 적응할 수 있다면, 김치찌개에 밥 두 공기는 거뜬히 비울 수 있다.



주소: 전남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길 48

전화번호: 061-754-5320

영업시간: 07:00-20:00

대표메뉴: 김치찌개백반 10,000원          



숨겨둔 맛집


굴목이재만큼 아름다운 밥상, 원조집 조계산 보리밥집

조계산 중턱으로 가는 길,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울창한 고갯길이 굴목이재다. 굴목이재 고갯마루에는 30년 세월을 느티나무와 함께 보낸 정겨운 산중식당인 조계산 보리밥집이 있다. 울창한 숲과 계곡을 지나 2시간여 산행 뒤에 맛보는 막걸리 한 잔과 산채보리밥은 한마디로 꿀맛이다. 계절마다 바뀐다는 나물 반찬과 채소는 맛깔스럽고 신선하다. 취나물, 무생채, 겉절이, 오이무침, 상추무침, 머위나물, 참나물 모두 산에서 뜯거나 텃밭에서 거둔 것들이다. 보리밥에 온갖 나물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숟가락으로 쓱쓱 비비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산채비빔밥이 완성된다. 2시간 넘게 걸어왔건만 먹는 시간은 10분도 안 걸린다.



산을 넘으려면 왕복 5시간 남짓 걸어야 하는데, 선암사에서 2.8km, 송광사에서 3.3km의 거리에 보리밥집이 있으니 거의 산 중간에 있는 셈이다. 송광사에서 운구재를 지나고 천자암과 배도사대피소를 지나면 조계산 보리밥집이 나타난다. 봄, 가을에는 고갯마루에 있는 보리밥집의 산채비빔밥을 먹으려고 조계산을 오른다는 등산객도 수두룩하다. 겨울 등산객도 적지 않다. 그 특별한 감동은 조계산에 올라야만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소: 전남 순천시 송광면 굴목재길 247

전화번호: 061-754-3756

영업시간: 10:00-17:00(16시에 라스트 오더, 매주 월, 화 정기휴무)

대표메뉴: 보리밥 9,000원, 야채파전 10,000원, 도토리묵 8,000원





*상기 정보는 2014년 3월 31일 발간된 <명소 옆 맛집>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이후 식당 정보나 세부 사항은 변경되었을 수 있으므로 방문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의 정보는 저자와 출판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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