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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몰라 May 27. 2022

인생은 이벤트들로 채워진 영화와 같은 것

   살아가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많은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무슨 이벤트들이 그리도 많은지. 이벤트가 많으면 다이내믹한 영화이고, 이벤트가 별로 없으면 지루한 영화가 될 것이다. 

그 이벤트를 보는 관점에 따라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매번의 이벤트를 페스티벌로 보는 사람들은 이벤트를 즐길 것이지만, 그 이벤트를 귀찮은 일로 보는 사람들은 이벤트를 하는 것이 죽을 맛일 것이다.

   예를 들어 명절이나 한식날이 되면 많은 이들이 꽉 막히는 귀향길과 차례상이나 제사상을 차리고 가족들을 챙기는 일이 힘에 부쳐 명절증후군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나 또한 이런 일을 겪으면서 꽉 막히는 명절날 굳이 갈 필요가 뭐 있나 싶어 한 주 앞당겨 주말에 치르거나 많은 제삿날을 한식날 하루에 몰아 제사를 간소화하여 치르다가 결국에는 이마저도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지경에 이르고 보니 몸은 편한 것 같은데 마음은 왠지 편치 않은 그런 상황을 겪고 있다.

   ‘굳이 제사를 지낼 필요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답을 해주는 스님들의 문답에서도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는데, 직접 나 자신이 제사를 없애버리고 나니 그 제사가 죽은 조상을 위해서 치르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를 위해서 치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몸소 알게 되었다. 

   이렇게 제사부터 하나씩 귀찮다고 힘들다고 생략해버리면서 내 삶은 점점 단조로워지고 재미없는 지루한 영화와 같아진다는 느낌. 이왕 사는 거 인생이라는 영화를 재밌고 다이내믹하게 꾸려나갈 것인지, 아니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로 결말을 맺을 것인지는 자신이 하기 나름이고 자신의 선택이라는 사실.

   제사를 지내는 것은 옳고 안 지내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이벤트를 놀이로 삼을 건지, 아니면 귀찮고 하기 싫은 일로 대할 건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인생이란 영화가 달라질 뿐이라는 것.

   인생이라는 게 내 앞에 주어진 소재거리로 무슨 영화를 찍다 갈 건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굳이 지루한 영화를 찍을 게 뭐 있을까. 그냥 성공적인 영화는 못 찍더라도 나름 다이내믹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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