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와 글쓰기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생활의 작은 변화가 생겼는데 그게 글을 못쓸 만큼의 이유는 아닌데도 그 핑계로 여태 키보드를 멀리했다.
또 다른 핑계를 대자면 하루키의 신작<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으면서 부터다.
나온다는 이야기에 설레하며 예약해놓고 책이 나오기만을 기다린 책이었다.
책은...참 재미있다.
하루키 특유의 겸손한 개인주의가 엿보인다.(난 이 느낌이 참 좋아.) 다른 작품에서 조금씩 언급되어 상상하던 하루키의 작업 모습이 꽤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본인만의 노하우(?)같은 것도 친절하게 기술되어 있어 다른 하루키의 책과 마찬가지로 술술 읽힌다.
그럼에도 나는 몇일째 이 책 읽기를 멈추고 글쓰기도 멈추었다. 왜 일까..
나 자신도 뚜렷히 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머릿속에 맴도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잘 모르겠다.
다만,이렇게 마구 써도 되는 것일까 싶었다.여기에 올리는 글들은 그저 혼자만을 위한 주절거림밖에 더 되는가 싶은 마음..
나는 왜 글을 쓰려는가..
급하게는 내 마음의 평정 때문이다.
육아를 하면서 일기를 쓴 날과 안 쓴 날들을 비교해봤는데 어떤 내용이든 일기를 쓴 나날의 나는 좀더 나다운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었다. 일기를 쓰지 않은 나는 불안함과 짜증에 오락가락하기 일쑤였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육아와 관련없는 나의 이야기를 쓰는 날은 개운함까지 느낀다. 그래서 나는 누가 읽든 말든(읽어주면 더 좋지만)글을 쓴다.
그러나 그게 다일까?
나는 다른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 하루키처럼 묵혀둔 생각의 저장고에서 하나하나 이야기를 꺼내 어떤 구조물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 그것이 책이 되어 나오고 다른 사람이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열망.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하지만 그러한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나는 얼마나 달릴 수 있을 것인가. 조금 겁이 났다.
여기에 이렇게 짤막한 글들을 올린다고 그꿈이 과연 이루어질까...마라톤을 뛰고 싶은 마흔살의 걸음마쟁이가 된 기분이다.
그런 고민이 의식의 바닥속에서 버티고 있어 내 손가락을 붙잡는다.
그런데 별 수 가 없다.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매일 조금씩 써나가는 수밖에..
일단은 <잃어버린 동네>를 써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