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동네02

최초의 기억

by 임쓸모

당신이 가진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

보통은 서너살 정도에 일어난 어떤 일에 대한 기억이지 않을까?

하지만 나의 최초의 기억은 어떠한 일이 아니라 사진과 같은 딱 하나의 장면이다.

높다란 계단과 초록색 대문. 사자가 문고리를 앙 물고 있는 대문. 대문의 꼭대기엔 쇠창살이 삐죽삐죽 올라와 있다. 일곱살쯤 엄마에게 그렇게 생긴 대문에 대해 물어보았다. 엄마가 곰곰히 듣고 생각해보시더니 "거긴 니가 태어난집인데 거길 니가 어떻게 알지? 돌전에 이사했는데...하긴 비슷한 계단도 대문도 있으니까."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다.


하지만 난 또 다른 기억을 하나 가지고 있다. 아마도 아주 아기였을때인듯 싶은데 나는 털옷같은걸로 꽁꽁 싸인채 누워있다. 미닫이문 같은 게 흐릿하게 보이고 문이 열리자 엄마가 다가온다. 가까이 다가와 내 얼굴을 확인하고 나가는 엄마의 뒷모습이 보인다.


이것이 진짜 기억인지 무의식에서 조합한 허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제일 어릴적의 기억이다.


지금은 10초 전의 일도 기억이 안나는 40대 아줌마가 되어 가는 중이지만 어릴 때 기억만큼은 이상하게 또렷하다. 이래서 영유아기가 중요한것일까?


내가 지금 내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는 내 아이들도 지금 이 시간을 나중에 기억할 수 있을까?


여하튼 내가 자란 동네에 대해 그 시절의 생각을 떠올리자니 내 최초의 기억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는 기승전결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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