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남자가 사랑하는 법

- 화차와 무드 인디고

by 임쓸모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두 영화를 보았다.

너무나 다른 분위기의 두 영화였지만 나에게 던지는 화두는 하나로 모아졌다.


그것은 '남자에게 사랑은 무엇인가?'였다.


나는 여자이므로 100% 남자의 사랑에 대해 알 길이 없다.

그리고 두 영화가 일반적인 남자의 사랑법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영화에서 '남자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은 왜 일까?


먼저, 화차를 생각해보자.(스포 있음)



화차는 정체불명의 여인에게서 시작한다. 이 여인의 정체를 캐면 캘수록 기구한 운명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살인자에 도둑 신분으로 살아가는 이 여인의 삶은 끝끝내 누구에게도 구원받지 못하고 비극으로 끝이 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이 여인에게는 공감을 느꼈다. 시체를 토막 내고 구토를 하는 모습과 다시 신분을 훔치기 위해 살인을 계획하는 서늘한 순간에도 그녀는 그녀만의 당위성이 있다.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약혼자인 이 남자에게는 공감이 어려웠다. 철저히 자신을 속인 여자에게서 '나를 사랑하기는 했었니?'라는 물음에도 화답받지 못한 이 남자의 사랑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래서 마지막 남자의 절규는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소름 돋게 순수한 사랑의 목소리 같았다. 내 것이 되지는 못해도 사랑하는 이가 어디서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살아가 주길 바랐던 마음이 느껴졌달까?

사랑은 원래 옳고 그른 것의 문제가 아니므로.


<무드 인디고>의 이야기도 어찌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화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와 어수선한 이상한 나라와도 같은 영화적 그림, 시적 표현을 빼고 줄거리만 보자면 이 영화는 삶을 즐기던 부유한 남자가 아픈 여자를 사랑하면서 가난해지고 결국 그녀를 잃고 세상의 빛도 잃어버린다는 단순한 이야기이다. 그에게 남은 거라곤 그녀와의 추억과 그리움이 다 일 것이다. 그에게 당신의 삶을 돌보기 위해 그녀를 포기하라 한다면 그는 이렇게 반문할 것 같다. "사랑을 어떻게 계산하니?'

그렇다. 사랑은 원래 계산할 수 있는 수학문제 같은 것이 아니므로.


사이드 스토리의 주인공 친구의 이야기도 살펴보자면 사랑의 또 다른 이면인 질투에 관한 것인데

비약하자면 "과한 사랑은 불행을 부른다."라고 할 수도 있겠다.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하여 시작되고결국 잃는 것으로 끝난다.



자신의 대부분을 잃어도 사랑을 지키려는 필사적인 <무드 인디고>의 남자와 배반당했음에도 사랑을 살리려 노력하는 <화차>의 남자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화차>는 다큐 감독 출신의 변영주 감독답게 장면 하나하나가 현실적인데 반해 미장센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미셀 공드리의 <무드 인디고>는 눈이 아플 정도로 화려한 화면과 기발한 상상력의 군더더기가 많은 영화다.


그럼에도 나에게 같은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남자에게도 있다, 순수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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