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주의 공원이 부럽다
호주에는 공원이 참 많다
나는 호주의 그 많은
공원들이 참 부럽다
시티의 복잡하고 높은 건물들을
조금만 헤치고 나가면
만나게 되는 하이드 파크
처음 이 곳을 만났을 때도
내가 느낀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도심 한복판에
공원이 있다기보다
공원의 한켠에
도시의 건물들이 허락을 받고
겨우 들어서 있는 듯하다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내가 하고 싶은 데로
누워있거나,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그냥 하고 싶은데로
해도 되는 그런 공간
그런데 난 그것이 힘들었나 보다
그 시절의 나는
공원에 한가로이 누워있는 것이
열심히 바쁘게 사는 것보다
힘든 일이었나 보다
나를 다그치는 법은 잘 알았는데
나를 쉬게 하는 법은 잘 몰랐었다
그래서
공원은 나에겐
부러움의 공간이었고
동시에,
어려운 공간이었다
편하게 그냥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그냥 쉬면 되는
그 공간이..
난 많이 어색하고
어려웠었나 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라고
내가 나에게 허락하지 못했다
그러면 안 되는 줄 알고...
그러면 큰일 나는 줄 알고...
그렇게 습관이 베이게끔
교육을 받아왔었기 때문이리라
오랜만에 다시 찾은 공원 벤치에 앉아
주변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분명 자주 다녔던 공간인데,
새로운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진짜, 도대체 뭘 보고
무슨 생각을 하며 걸어 다녔던 건가
미쳐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흘려보낸 풍경들이
이리 많았나 느끼며 머쓱해진다
공원 한구석에 쭈그려 앉아
내 눈앞 풍경을 그려본다
공원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공원에서 많은 이들이
편안히 휴식을 취했으면 좋겠다
공원,
그곳은
나를 쉬게 하고
나를 사랑하게 하는
소중한 순간을 내어준다
호주에 그 많은 공원들이
나는 참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