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뱅크
글/그림. STONEAGE
=== 뒷 이야기 ===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을 일컬어
아이디어 뱅크라 한다
그 은행(뱅크)은
몇 가지 유형들이 있더라
<유형 1. 저축형>
“아이디어는 많지만, 아직 때가 아니야”
금고 안에 아이디어가 가득하여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계속 저축만 한다
이자가 붙기는커녕
가치만 점점 떨어진다
흡사
30년 전에 천 원을 땅속에 묻어놓고
지금 꺼내어 보니,
과자 한 봉지도 못 사게 되어버린 꼴이다
그리고는
“그때는 먹히는 거였는데……”
“그때 했어야 했는데……”
남은 건
처음 저축했던 ‘그때’의 미련뿐이다
<유형 2. 대출형>
“이건 진짜 말하기 아까운 건데”
대출이 너그러운 은행이 있다
너그럽게
아이디어 대출을 해준다
하지만,
대출을 받은 이는
어느새 빚쟁이가 되고 만다
“내가 준 아이디어네…”
나의 생각이었다 할지라도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의
공치사로 돌아간다
설사,
대출받은 아이디어로
일이 잘 안되었다고 해도
아이디어 제공자의 잘못이 아닌
실행한 사람의 잘못일 뿐이다
아이디어 대출은
성공에 대해서도 실패에 대해서도
이자를 받아 챙긴다
.
,
,
저축형과 대출형 아이디어 뱅크의 공통점은
말뿐이라는 것이다.
말 뿐인 아이디어는
실체가 없다
그것이
발현되지 않는 이상
허상에 불과하다
[아이디어에 대한 착각]
아이디어라는 것이
나만이 가지고 있을 때,
나만이 생각한 것일 때,
가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데
나만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라는 것이 있을까?
“나도 저 생각했는데……”
“내 아이디어가 저거였는데……”
“내가 했으면 더 잘했을 텐데……”
이런 말을 하는 이가 많다는 것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결국,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자체만으로는
가치가 없다
빛나는 아이디어가 되려면
그것을 실현시키는 의지가
동반되어야 한다
[아이디어 뱅크의 가치]
가치 있는
아이디어 뱅크란
저축만 하며 가치를 썩히거나
대출만 하며 무임승차 함이 아닌
이자를 붙여 가치를 높이고,
필요한 이에게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정작 본인의 아이디어는
행동으로 인출하여 실현하는
그런 은행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