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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기시대 Sep 16. 2017

석기시대의 그림일기 #107

꼰대의 정의



석기시대의 그림일기

(글. 그림 / stoneage)


#107. 꼰대의 정의


꼰대 = 절대 꼰대가 아닌 사람




=== 뒷 이야기 ===


"이 XX 완전 꼰대 됐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시작된

일명 '꼰대 지적질'이었다.


매사에 회의적이거나,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서

소위 말이 통하지 않는 친구가 있으면

꼰대라며 놀려댔다.


물론 장난이긴 했지만,

이제 서른 중 반이 넘어서면서

우리가 그토록 치를 떨었던

'꼰대'라는 바이러스에 전염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경계하고 있었나 보다,


그리고

술자리의 말미에는

우리는 꼰대가 되지 말자 라며

다짐을 했다.


그렇게 시작된

'꼰대 지적질'은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한

예방접종이자,

아직은 꼰대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일종의 자기합리화이기도 했다.



"꼰대처럼 되기 싫어"


꼰대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에게는 

몇 가지 특성이 있을 것이다.


자기 말만 맞다.

남의 말을 안 듣는다.

대접받으려 한다.

아랫사람을 무시한다.

등등

웬만한 안 좋은 요소들을

두루 갖춰야

꼰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만 보면,

막연히 꼰대란

답답하고 괴팍한 이미지로

형상화된다.


그런데,

그 순간 위험한 착각을 하게 된다.


"젠틀한 꼰대"


'음~난 말이야 그 의견엔 동의해, 그런데...'

'미안 말 끊어서 미안한데...'

'난 진짜 꼰대 같은 사람들이 이해 안 가.. 그래서 말인데...'


얼핏 들어서는

젠틀하고 깨어있다.


하지만,

꼰대가 아니라는 전제를 깔고

뒤이어하는 이야기와 행동은

딱히

꼰대가 아니라고 말하기 어렵다.


결국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으며,

내 이야기가 맞다.


그리고

꼰대보다 위험한 건,

나 스스로가

꼰대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절대

꼰대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는


꼰대가 아니거나

꼰대인 줄 모르거나

이지 않을까?


어느 누구도

꼰대 바이러스에서

안전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나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말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나는 나 스스로를

아직은 꼰대가 아닌...으로

인식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stone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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