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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기시대 Sep 30. 2015

석기시대의 그림일기 #40

좋으면 너 가져


 




 




[석기시대의 그림일기]


(글/그림. STONEAGE)



#40. 좋으면 너 가져

그렇게 좋은 거면
너 가지면 되잖아




=== 뒷 이야기 ===

꼬맹이 시절
짝꿍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탐났다

내  것보다 
좋은 건 아니었지만
괜스레 가지고 싶었다
그저 탐이 났던 거겠지...

내 장난감을 내어주며

"나랑 바꾸자 내 장난감이 더 좋아"

짝꿍 왈...

"난 내게 더 좋은데.. 좋은 거면 그냥 너 가져"


어릴 적 기억이 그리 많진 않지만
7살에 나눴던 그 대화와 장면은
아직까지 선명하다...


나의 탐욕에  반성했다기보다..
그 당시에는
나의 호의도 모르는
더 좋은 것도 모르는

그 짝꿍이 한심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짝꿍의 장난감을 쉽게
얻어낼 수 있으리라는
내 자신감에 스크레치를 입었나 보다

그리고 20년이 가까이 흐른 지금
다시  그때를 회상해보니...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리고  오만방자했는지 깨닫게 된다


진짜 좋은 건...
내가 가지고 싶은 게 당연하거늘..

진짜 좋은 걸 
왜 남에게 주겠어..

게다가 그 물건이 필요도 없는 사람에게..


나에게도 필요한 내 것을
나보다 더 필요로 하는 이에게
내어주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하지만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억지로 들이미는 건
결례이며, 일종의 착취다...

선택할 권리를 뺏는 착취
그리고 선택할 필요도 없다며 무시하는
자격에 대한 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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