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인생, 흑자인생
교사의 각오
“무한히 낙담하고/ 자책하는 그대여/ 끝없이 자신의 쓸모를/ 의구하는 영혼이여/ 고갤 들어라/ 그대도 오늘 누군가에게/ 위로였다”(이훤, ‘그대도 오늘’)
지금 내가 하는 것에, 내가 쏟아붓는 열정에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해서 내가 하는 일이 절대 쓸데없는 일 또는 아무 소용이 없는 헛수고라는 자포 해서는 안 되겠다. 우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신과 확신을 갖고 꾸준히 밀고 나가면 훗날 반드시 조금이라도 좋은 결실을 할 것이다.
하긴 농부가 뿌리는 대로 거둔다면, 손실 없이 뿌리는 대로 거둔다면 누가 부자가 되지 않을 것이며, 어부가 그물을 치는 대로 고기를 잡을 수 있다면 누가 그 일을 어렵다고 할 것인가. 낚싯밥을 수도 없이 버려야 겨우 한 마리 잡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인데, 그보다 훨씬 어려운 교육을 하는 사람이 어찌 100%의 효과를 노릴 수 있겠는가. 더 나아가 100%의 결실이 없다고 해서 어찌 낙망할 수 있겠는가. 한 명, 한 명에게 관심 두되 열 중의 하나, 백 중의 하나라도 결실이 있다면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엄청난 적자 인생이겠지만 교육자로서는 결코 실패하지 않은 흑자 인생일 수도 있으리라. 그 한 명의 결실을 위해 오늘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열정을 쏟아부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