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더 중요할까 육체가 더 중요할까
김세레나의 노래 갑돌이와 갑순이의 가사다. “갑돌이와 갑순이는 한마을에 살았더래요/ 둘이는 서로서로 사랑을 했더래요/ 그러나 둘이는 마음뿐이래요/ 겉으로는 모르는 척했더래요/ 그러다가 갑순이는 시집을 갔더래요/ 시집간 날 첫날밤에 한없이 울었더래요/ 갑순이 마음은 갑돌이뿐이래요/ 겉으로는 안 그런 척했더래요/ 안 그런 척했더래요/ 갑돌이도 화가 나서 장가를 갔더래요/ 장가간 날 첫날밤에 달 보고 울었더래요/ 갑돌이 마음도 갑순이뿐이래요/ 겉으로는 고까짓 것 했더래요”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용의 그림에 점을 찍는 것, 즉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일을 완성함을 의미한다. 남녀 간의 사랑에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완성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만남이 시작되면 먼저 마음이 오고 갈 것이고 그래서 서로 마음이 통하면 장래를 약속한 후 결혼하고 첫날밤을 보내는 육체의 결합일 것이다.
남녀 사이에 마음이 더 중요할까, 육체가 더 중요할까. 육체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마음의 결합을 육체로 표현하여 완성을 이뤄내는 것이니까. 당연히 마음이 없는 육체의 결합은 단순 쾌락이고 그것을 이야기하자는 것은 아니니 그 부분은 논외로 하겠다.
갑돌이와 갑순이는 서로 사랑했다. 마음이 통했다. 그러나 마음뿐이었다. 그래도 그것으로 충분했다. 당시엔 혼전 관계란 꿈도 꿀 수 없는 것이었으니. 그러다 상황이 바뀌어 갑순이가 시집을 간다. 아니!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갈 수 있을까. 육체적 결합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순결을 바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데 순결이 아직 지켜지고 있으니 별다른 죄책감이 없이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갈 수 있었을 그것으로 생각해 본다. 갑돌이도 마찬가지다. 갑순이가 내 여자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육체적 결합이 없었으니까. 그러니 그냥 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더 중요하냐, 육체가 더 중요하냐의 논제는 더 이상 논의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용이 생명을 얻기 위해선 점정이 있어야 했고 남녀가 서로 맺어지기 위해선 육체의 결합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갑순이의 문제는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있다고 할지라도 육체적 순결을 유지하고 있으니 시집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즉 마음을 육체적 결합보다 가볍게 여겼다는 것이다. 아마 갑돌이는 갑순이를 보내고 나서 후회했을 것이다. ‘점을 찍었어야 했는데.’ 그리고 다짐했을 것이다. ‘다음엔 반드시 점을 찍을 거야’라고. 갑돌이의 문제는 두 번째 만난 여자완 미처 마음이 통하기 전에 일단 점부터 찍으려 했을 거라는 점이다. 즉 마음을 가볍게 여겼다는 것이다.
그러니 갑돌이와 갑순이의 문제는 똑같이 육체의 결합에 앞서 있어야 하는 마음의 결합을 중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달 보고 울어야 하는 비극의 원인은 둘 사이에 있었던 마음의 결합을 미처 소중하게 여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