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이가 매우 아팠다. 끊임없는 고통에 시달리다가 드디어 자식들에게 하소연하셨다. 아내가 병원에 모시고 갔다.
의사는 이를 빼야 하는데 워낙 고령이어서 다 뺄 수는 없고 차츰 치료하면서 빼겠다고 했다. 우선 급한 대로 제일 아픈 이를 뺐다. 다음에 또 뺐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최대한 자기 이를 살려야 한다고 들었는데 무조건 빼다니. 마침, 내가 모시고 가게 됐다. 의사가 새파랗게 젊었다. 아내가 아버지 연세 때문에, 대학병원엘 모시고 가긴 했지만, 선택진료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래도 신뢰가 가지 않아 선택진료를 신청했다. 마침, 근처에 있던 교수가 진료했다. “이 밑에 고름이 잡혀 있어서 아픈 것입니다. 관을 삽입하여 고름이 빠져나가도록 하면 됩니다.” 그리곤 장인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났다.
오래전 이야기다. 지금은 환자의 고통 앞에 이런 일이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