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과학자가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데 기르던 개와 고양이가 번갈아 용변 의사를 밝히면 그때마다 문을 열어주기 귀찮아서 문에 구멍을 뚫었는데 개가 드나드는 조금 큰 구멍, 고양이를 위해 조금 작은 구멍을 뚫었다고 한다. 하나만 뚫어도 될 텐데.
옛날, 방은 자면 침실, 이불 개키면 거실, 밥상 펴고 공부하면 서재, 둘러앉아 식사하면 식당, 밤에 요강 가져다 놓으면 화장실이 되었던 다목적이었다. 물론 지금은 침실 따로 거실 따로 화장실 따로 서재 따로이다. 교실은 활용도가 매우 높다. 일주일 중 5일은 몇십 명이 사용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일주일에 한두 번 쓰는 곳도 많다. 예식장이 그렇고 교회가 그렇다.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1년에 한 번 쓰는 곳도 있다. 지평선 축제는 ‘땅과 하늘이 만나는 유일한 곳’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성공한 지역 축제인데, 처음 시작할 땐 주변에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는 허허벌판 한가운데 자리 잡은 곳이기에 축제 때가 되면 주변에 천막 편의시설이 들어설 공간과 많은 사람이 타고 올 자동차를 주차할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주변 논을 임시로 메워 주차장으로 쓰다가 후엔 엄청나게 넓은 주차장이 만들어졌다. 지나다니면서 보면 그 공간처럼 아까운 곳이 없다. 1년에 단 며칠을 쓰기 위해 논 몇 필지에 해당하는 면적이 1년 내 텅 빈 공간으로 방치되는 것이다.
학교에도 그런 공간이 있다. 바로 이사장실이다. 1년에 하루 정도 단 한 시간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넓은 공간이다. 지금이야 학급이 감축되어 여유 있게 특별실을 활용할 수 있지만, 예전 활동 공간이 없을 때도 그곳은 성역처럼 굳게 문을 잠근 폐쇄 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