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도

by 강석우

8월엔

쨍쨍하다가 소나기가 좍좍 쏟아지고

붉은 백일홍 피워 올리다가 태풍이 몰아치고

나무 그늘에 있어도 입술에 묻은 밥알마저 무거운데

소나기가 와야 가뭄이 물러가고

태풍이 와야 바다와 대기가 뒤집어져 순환되고

녹조도 적조도 물러간다지

8월은

우리 인생을 닮은 달

주님, 우리 삶에

쏟아지고 몰아치고 작열하는 일이 잦아도

나쁜 날에 좋은 날 준비하겠습니다

좋은 날에 나쁜 날 대비하겠습니다

여름 물러가는 날에, 여름이 안겨준 것에

여름의 무성함보다 더 무성하게

감사의 기도 하겠습니다

아니,

여름이 머물러 있는 지금

더 뜨겁게 더 세게 더 몰아치게

감사의 기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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