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는 부모를 일찍 여의고 고아가 되었습니다. 이때 사촌 오빠 모르드개가 에스더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딸처럼 양육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이 새 왕후를 간택할 때 에스더도 후보로 선발되어 궁에 들어가게 되었고, 모르드개의 조언과 도움 속에 마침내 왕후가 됩니다.
어느 날 모르드개는 대궐 문에 앉아 있다가 왕을 암살하려는 내시들의 음모를 우연히 듣게 됩니다. 그는 이 사실을 에스더에게 알렸고,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이름으로 왕에게 보고하여 음모를 막아냅니다.
왕의 총애를 받던 하만이 유대인을 몰살하라는 조서를 내리자, 모르드개는 굵은 베옷을 입고 통곡하며 에스더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에스더가 왕 앞에 나아가는 일을 두려워하자, 모르드개는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라고 말합니다. 이에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각오로 왕에게 나아가고, 우여곡절 끝에 하만의 악행이 드러나 하만은 처형됩니다.
하만의 인장 반지는 모르드개에게 넘어갔고, 그는 과거에 왕의 암살 음모를 알린 공로까지 인정받아 왕 다음가는 높은 자리에 오릅니다. 그리고 자기 민족의 이익을 도모하며 존경받는 지도자가 됩니다.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관계는 단순한 혈연을 넘어,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한 민족을 위기에서 구해 낸 아름다운 관계의 본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이처럼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만나고, 좋은 지도자와 벗을 만나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며 향기를 드러낸 수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곽의영 시인은 「하나뿐인 예쁜 딸아」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나는 너의 이름조차 아끼는 아빠
너의 이름 아래엔
행운의 날개가 펄럭인다
빗물 촉촉이 내려
토사 속에서
연둣빛 싹이 트는 봄처럼 너는 곱다
너는 나에게 지상 최고의 기쁨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또 손경민이 작사·작곡한 「나는 주를 섬기는 것에 후회가 없습니다」에는 이런 고백이 있습니다. “나의 평생에 가장 복된 일은 예수님을 만난 것이라.”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에스더와 모르드개처럼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 서로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올려주는 아름다운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는 나에게 지상 최고의 기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이, “내 평생에 가장 복된 일은 너를 만난 것이라”라고 고백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설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날입니다. 이 고백으로 한 해를 열었으면 합니다.
“당신은 내게 모르드개입니다.” “당신은 내게 에스더입니다.”
“당신은 내게 지상 최고의 기쁨입니다.”
“내 평생에 가장 복된 일은 당신을 만난 것입니다.”
기도
주님, 우리의 만남이 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할 수 있는 만남이 되게 하시고, 그 말을 듣고 ‘죽으면 죽으리이다’라 결단할 수 있는 만남이 되게 하옵소서. 서로를 향해 ‘지상 최고의 기쁨’이라 고백하고, 당신을 만난 것이 가장 복된 일이라 고백하는 만남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