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결혼식에 다녀왔다. 갑작스레 비가 들이쳐 당황하기도 했지만, 예식은 다행히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그 풍경은 마치 부부가 살아가는 삶의 여정을 미리 보여주는 듯했다.
바다는 겉보기에 잔잔할지 몰라도 파도는 쉬지 않고 밀려온다. 평생을 해로한 노부부의 이마에 깊게 새겨진 주름살은 그 거친 파도가 남긴 흔적이다. 궂은날이 지나면 맑은 날이 오고, 어두운 밤이 지나면 다시 아침이 밝아오는 법이다.
그날의 신혼부부를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파도 없는 날, 맑은 날만 계속되길 바라는 요행이 아니다. 오히려 궂은날이나 어두운 밤에도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닥쳐오는 시련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된다'는 말속에는 온갖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을 견디고 이겨낸 숭고함이 깃들어 있다. 그 인내의 가치를 경건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