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딛고, 사람을 딛고

by 강석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이런 대사가 있었다. “배곯는 꼴 보자고 헐 사람 누게 있어라? 바당에 혼자 물질하는 잠녀 봔? 시커먼 바당에서 괄락 괄락 숨 넘어갈 때는 꼭 사람들 모인 데 가서 딱 붙어 있어야 살주 안 그러면 가심 볼락 볼락 하여 못 사는 기라”


장애물은 넘어서든 넘어서지 못하든 소중한 경험이 되고, 이 경험이 쌓이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단단한 내공이 된다. 보조지눌(普照知訥)은 "땅에서 넘어진 자는 땅을 딛고 일어나야 한다"라고 했다. 사람이라는 장애물에 걸려 넘어진 자는, 역설적이게도 다시 사람 곁에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비로소 존경받는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리라.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린다(잠언 10:12)"고 했으니, “내 모든 기도는 사랑의 노래가 되네”라고 나직이 읊조려 본다. 사람 사이의 장애물을 넘기 위해 애쓰고,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결국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삼월의 끝에서 사월의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