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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석우 Nov 28. 2024

더 어려운 일

한 발 더 떼기

공자의 제자 자공은 “가난하되 아첨하지 않고 부자이면서 교만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라는 얘기를 한다. 가난하면서도 아첨하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부자이면서도 교만하지 않은 것이다. 자공의 말을 들은 공자는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하고, 부자이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라고 했다. 이 세상에는 더 어려운 일이 즐비하다.

진정한 친구는 어려움을 같이하는 친구라고 하는데, 친구의 좋은 일을 자기 일보다 더 기뻐해 주는 친구가 더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순자의 인성론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성공을 시기하고 배 아파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니 친구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자기 일처럼 여겨 같이하는 것보다 친구의 성공이나 기쁨을 자기 일처럼 좋아하고 기뻐하고 축하하는 것이 더 어렵게 여겨지는 것이다.

등산할 때 모든 힘을 쏟아 봉우리에 올랐는데, 떡 하니 앞에 더 높은 산이 가로막을 때, “이쯤 왔어도 잘한 거야” 할 수도 있겠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해 한 발을 떼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쯤 왔으면 됐어! 충분히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왔어”라고 말할 나이에서,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모르지만, 틀림없이 더 어려운 일이 놓여있겠지만 한 발 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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