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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mpathizer Aug 01. 2019

번뜩이는 창조성을 가능케 하는 작은 습관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다 

최근 정끝별 시인이라는 유명 시인의 강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정끝별 시인에 의하면 시인은 만들어진다고 한다. 우리는 보통 시인을 갑자기 영감을 받아서 일필휘지로 글을 써내려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사람들하고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시인도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정끝별 시인은 자신도 대학교 때부터 시를 쓰기 위해 꾸준히 관찰을 하는 연습을 해왔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그들이 남들에게 잘 보여주지 않는 부분까지도 캐치하려고 애썼으며, 일상적으로 보는 것들도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생각의 탄생>에서는 다빈치나 피카소,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그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었던 13가지 생각도구를 소개한다.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관찰이었다.괴테는 수동적인 보기가 아니라 적극적인 관찰을 일상화했다. 예전에 한 TV프로그램에서 특이한 실험을 본 적이 있다. 우리들이 잠깐 본 사람의 얼굴을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피험자들이 의사를 만나서 상담을 받는 설정이었다. 환자에게 이야기를 하던 의사는 잠깐 밖에 나갔다 들어오겠다고 한다. 그리고 뒤이어 다른 의사가 들어온다. 놀랍게도 다른 의사가 첫번째 의사인 척 하며 아무일 없던 듯이 이야기를 계속했을 때 그것을 알아차린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오직 의사의 얼굴을 매우 주의깊게 본 몇몇 사람만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이 실험 영상은 내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평소에 우리들이 얼마나 관찰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지, 심지어 우리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조차도 제대로 인식하지 않은 채 얘기하는지 일깨워주는 영상이었다. 이걸 반대로 생각해보면 조금만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도 대부분의 사람들보다는 더 나은 관찰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헬렌켈러는 그녀의 수필, '3일만 볼 수 있다면'에 사람들이 평소에 얼마나 주변을 관찰하지 않는지 안타까워한다. 같이 길을 걷던 친구에게 지금까지 무엇을 보았냐고 물어보았더니 자신이 본 광경을 묘사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매일 많은 것들을 보고 듣지만 우리가 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은 지극히 적다. 우리는 눈을 뜨고 있지만 반은 장님이고, 귀가 잘 들리지만 반은 귀머거리인 것처럼 살아간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을 영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음에도 말이다. 창의적인 사람들과 일반 사람들의 차이는 바로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시작한다. 



또 다른 생각도구는 형상화이다. 머릿속으로 어떤 이미지나 자신이 생각한 표상을 떠올리는 것이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은 어떤 작업을 할 때 머릿속에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떠올렸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언어든 숫자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냈다. 최근에 읽은 <1만 시간의 재발견>이라는 책에서 나오는 '심적표상'이라는 개념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물리학 같이 복잡한 학문을 연구할 때도 그 시작점은 간단한 이미지가 될 수 있으며 그것이 언어나 숫자로 사고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무뎌진 감각을 깨우는 것, 창조성을 키우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섬세한 감각을 가질 수 있다. 단지 노력하지 않을 뿐이다. 인류에 혁신적으로 기여한 인물들은 내면의 감각을 극대화 시킨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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