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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mpathizer Sep 11. 2019

우리 인생을 빛나게 하는 순간의 조각들

대학교 합격 이메일을 받던 순간, 누군가가 나에게 진심어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 순간, 많은 학생들 앞에서 선생님이 칭찬을 해주던 순간. 이런 순간들은 너무나 강렬해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다. 돌이켜봤을 때, 내 삶에 대한 기억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준 것들은 이런 순간들이었다. 


지루함. 권태. 반복. 몇년 전부터 난 이 단어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하루하루가 다채롭고 재밌는 일로 가득 찬 그런 곳은 아니었다. 나이가 한두살 들어갈 수록 어렸을 때는 마냥 재밌게 느껴졌던 일도 점점 무뎌졌고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과, 뻔하게만 느껴지는 삶의 패턴에 회의감이 들었다. 이 즈음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 같은 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니체는 말한다. 우리의 삶은 크게봤을 때는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지만 우리는 그 반복 속에서 우리의 의지대로 작은 것을 변화시킬 수는 있다. 그렇게 하면 허무주의와 무의미, 권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이다.



<순간의 힘>은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평범한 하루하루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특별한 순간이 찾아오는 걸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인간은 주도적으로 삶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니체의 생각과 맞닿아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1. 고양: elevation

2. 통찰: insight

3. 긍지: pride

4. 교감: connection


각 챕터마다 어떻게 기억에 남는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있다. 이 중에서도 난 교감과 통찰이 가장 와닿았는데 내게 행복감을 주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면 내가 거대한 무언가의 일부라는 느낌이 들 때였다. 부품 같은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큰 의미 속에 존재한다는 듯한 느낌 말이다. 


최근 기억에 남는 교감의 순간은 빡독에서 사회를 봤을 때였다. 자기계발과 독서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 앞에서 사회를 보는 건 설렘과 기쁨을 안겨주었다. 체인지그라운드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보니 처음보는 사람들이지만 편안함과 친밀감이 들었고 내 말을 경청하고 반응하는 참가자들을 보며 에너지가 샘솟았다. 소속감이란 것이 이래서 중요하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콘서트나 큰 스포츠 경기 등 집단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갔었던 '가요대전'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20대 초중반에는 통찰의 순간을 종종 경험했는데 보통 평화로운 장소를 혼자 걸을 때였다. 난 여행을 좋아해서 대학교 시절 종종 혼자 제주도나 해외여행을 가기도 했고 갖가지 캠프 등에도 참여했다. 나무가 울창한 숲길이나 바닷가를 홀로 걸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이 느낌으로 와닿을 때가 있다. 그럴때면 세상이 경이롭게 느껴지고 어렴풋이 진리를 깨닫게 되는 기분이 들곤 한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라는 걸 깨닫게 되며 계속 살아갈 힘을 얻는다.


우리의 삶이 행복한 건 이런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계획을 세우는 것,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나는 것, 친구를 사귀고 사랑을 하는 것은 모두 이런 순간들을 창조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순간의 힘>을 통해 어떻게 하면 일상에서 아름다운 순간의 조각들을 많이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경험을 설계하는 것은 곧 삶을 설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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