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종이 신문을 보면서 느낀 점.
한국 일보를 오랫동안 구독하고 있다. 구독 배경은 한국 일보가 일간지 중에서 '균형 감각'이 있다고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구독한 지 꽤 오래되었으나 사실 배달된 신문을 읽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서 신문을 읽을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올해 드디어 대학 강사직을 내려놓고(야호!), 사방팔방에 안식년을 선언하며 일을 줄이고 나서야(몸과 마음이 더는 예전처럼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기에 ㅠㅠ), 아침에 신문을 읽을 여유가 생겼다. 아침에 차분히 신문을 읽는 일상은 생전 처음이다.
어쨌든, 신문을 읽다 보면 외부 필진 중에서 몹시 '부적절한 필자'가 자주 보였다. '부적절한 필자'란 글의 표현이나 문구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총체적인 문제 그 자체인 필자를 의미한다. 일상적으로 미디어 비평을 기록하다 보니, 그런 사람들의 특징이 확인된다. 뭔가 팔리는 단어가 포함된 책 또는 팔리는 주제를 다룬 책을 썼거나(여성, 페미니즘 등), '청년', '정치' 등과 같은 팔리는 단어가 포함된 단체 대표이거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젠더 관점이나 지식이 현저히 결핍된 영역에서 유독 이상한 책 한 권 내고 망언을 쏟아내거나 헛소리를 지껄이는 이들이 설친다. 관련 분야에 대한 젠더 리터러시가 결핍되어 있을 때, 이런 사기꾼들이 쉽게 먹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신문사로서는 이런 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만큼 관련 분야에서 탁견을 가진 필자에 대한 갈증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특정 의제나 주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필요가 높아지면 사기꾼도 많아지는 법이다. 언론이 조급한 마음에 깊은 안목을 가진 필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책 제목이나 소속 기관의 타이틀에 현혹되면 사기꾼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일에 앞장서게 된다.
언론은 반드시 필자를 알아보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언론의 무능은 위험 사회를 초래한다. 그래서 무능한 언론은 반사회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