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교육 보고서 사라진 학교 3부
< "기찻길 옆 작은 학교"가 사라지지 않길 바랍니다 >
나는 목소리가 작다.
내가 목소리가 작은 것을 아는 친구들은
내가 발표할 때 조용히 해 준다.
목소리가 작아도 나는 나다.
- 이강민(12세), <EBS 다큐프라임 1087회 “코로나19 교육 보고서 사라진 학교 : 3부 기찻길 옆 작은 학교> 중에서
EBS 다큐프라임 “기찻길 옆 작은 학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학교와 지역사회에게 닥친 수많은 위기와 돌봄 공백 속에서 방과 후 어린이와 청소년을 돌보는 공부방의 일상을 조명했다. 이 방송은 먼저 “기찻길 옆 작은 학교”가 탄생하게 된 배경, 그 역사를 보여준다.
인천의 만석동은 1950년대에는 피난민의 터전이었고, 제조업 공장이 들어선 1980년대에는 노동자의 터전이었다. “기찻길 옆 작은 학교”는 1980년대 말, 어른들이 일하러 간 사이 혼자 남겨진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중장년층 어른들이 아이들을 함께 돌본다. 아이들이 겪는 어른의 결핍을 이해하는 이곳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모’, ‘삼촌’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아이들은 ‘이모들’, ‘삼촌들’을 공유하며, 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오후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아이들에게 안전한 곳이 되었으면, 마음이 천 개, 만 개 찔려도, 우리는 안전하게 받쳐줄 수 있어요. 그런 곳이 되고 싶은 거죠”
“30년 전에도, 지금도, 언제나 아이들 편이었습니다. 그것이 기찻길 옆 작은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적게는 10여 년 길게는 30년 동안 이곳에서 아이들을 보살핀 어른 중에는 이 공부방 출신이 많다. 그들은 함께 돌보면서 어릴 적 자신이 이곳에서 받았던 것, 경험한 것을 되새김한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면서, ‘함께’ 아이들을 돌보는 어른들. 아이와 어른은 그렇게 순환하는 ‘인간적인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사라진 학교, 사라진 가족은 한국 사회의 오래된 문제였다. ‘코로나19’는 그 위기를 더욱 증폭시킨 것일 뿐이다. 코로나19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라진 학교와 가족이라는 위기 속에서, 함께 돌보고 배우는 작고 소중한 공간들이 존재한다는 점, 그런 생태계야말로 이 위기를 살아내는 희망이라는 점이다.
EBS 다큐프라임 “기찻길 옆 작은 학교”에 대한 소감은, 한마디로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인천 만석동의 개발로 인해 “기찻길 옆 작은 학교”가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이 공간이 없어지지 않으면 좋겠다. 더 많은 “기찻길 옆 작은 학교”가 만들어지고 지속되어, 끝내 그러한 돌봄 생태계가 모두의 일상이 되는 그런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