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짓지 않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마이크 앤더슨(2022), 이석 외 역, <교사의 말>, 교육을바꾸는사람

by 권수현

"내가 참 죄를 많이 짓고 살았겠구나."


<교사의 말>, 이 책의 목차를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이다. 이 책을 읽으면 스스로 그동안의 죄를 낱낱이 알게 될까 살짝 부담스럽기도 했다. 가르치는 일이, 이렇게 죄를 짓기 쉬운 일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많이 망설였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저자 역시 교육자로서 잘못한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 잘못으로 인해, 그것을 계기로 큰 깨달음을 얻었고, 학교 현장의 교사에게 구체적, 실천적 도움이 되는 책을 낸 것이다.


내 생계의 상당 부분을 가르치는 일로 충당해 왔고, '교육자' 정체성은 나를 구성하고 설명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나의 잘못은 대부분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채, 교육 현장에 서게 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일들이었다. 그러나 설상 심도 깊은 훈련을 받았다 할지라도 가르치면서 잘못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가르치는 일은 감히 죄를 짓는 일을 감당해야 하는 과업이 아닐까 싶다. 무결점의 인간이 되려고,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기보다는, 자신의 본분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자신의 실수, 잘못, 죄를 살피어 직면하고, 그것을 계기로 더 나은 교육자로 거듭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업이다.


어떤 사람이, 나름의 좌충우돌, 실패, 상처 주는 일 등을 경유하여 오히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등불이 되어주는 지점에 도달했고 그런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다는 것. 그 사실이 가르치는 일을 포함하여 산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죄를 짓는 일이고, 어떤 삶을 살건 살면서 짓게 되는 수많은 잘못들을 잘 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크고 작은 잘못을 직시하며, 다시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그 장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모두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따져보고 찾아보고 그리하여 기필코 새로운 언어와 세계를 짓는 일, 그것이 창작이며, 제대로 사는 길이다. 그리고 제대로 사는 길에 번뇌가 없을 수 없다. 직면하고, 후회하고, 결심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거나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삶, 그것이 더 나은 삶이다.


그러니까, 죄를 짓지 않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렇지 아니한가.



마이크 앤더슨(2022), 이석외 역, <교사의 말>, 교육을바꾸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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