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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f Merak Jun 07. 2018

‘할 수 있어’와 ‘할 수 없어’를 결정짓는 ‘핑계’.

그런 핑계는 다 쪼 치와~

‘할 수 있어’와 ‘할 수 없어’를 결정짓는 ‘핑계’.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핑계’를 참 잘 찾는다. 나는.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8시30분 또는 9시에 퇴근하니까. 퇴근 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13시간 동안 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해 운동을 할 수 있나, 모임엘 갈 수 있나,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랬다. 먹고 마시며 노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뭐.. 좀 더 솔직한 표현을 보태자면 ‘하지 않았다’에 가깝다. 아주 조금 가까운 것 같다. 


덕분에 동그란 배는 날이 갈수록 살을 찌우더니 이젠 동글다 못해 둥그렇게 부풀어 올랐다.

내일모레 출산을 앞둔 만삭 임산부 배처럼 말이다.


그러던 지난 가을날, 지인의 선거를 돕고자 퇴근 후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할 수 없어’라는 ‘핑계’가 ‘할 수 있어’라는 ‘꿈’으로 바뀌게 되었다. 말이 거창해 ‘꿈’이라 썼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빼면 ‘더 나은 내 모습’을 꿈꾸는 ‘욕심’이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선거활동은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았다. 매일 새로운 SNS 홍보물을 만들어야 했는데, 업무 중에도 퇴근 후에도 심지어 휴일에도 선거SNS활동은 계속 됐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선거캠프 관계자들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아산시장 선거후보’를 뽑는 특정정당의 경선에서 패배했고, 6개월 동안의 퇴근 후 활동도 그렇게 막을 내렸다.


막 내려진 퇴근 후 활동. 6개월 동안을 보통 저녁 11시나 12시에 집에 들어가다가 9시에 들어가니 퇴근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6개월 전에는 퇴근 시간이 너무 늦어 불평불만이었는데 말이다. 물론 퇴근 후 갈 곳이 없어져 허무한 마음이 가장 컸다.


문득 그랬다. 13시간 근무 후 저녁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뭣 하나 할 수 없다고만 핑계 대었지? 그런데 해냈잖아! 6개월 동안 퇴근 후 선거캠프에 가서 11시나 자정이 다 되어 집으로 돌아가고, 아침 7시에는 눈 뜨자마자 페이스북이며,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SNS선거홍보물을 업로드 했잖아! 할 수 있잖아! 6개월을 그렇게 매일같이 해냈잖아!


그랬네. 그랬어. 할 수 있었네. 이 내 게으름뱅이가 할 수 있는 거였어.


자~ 이야기의 펙트가 머냐. 그래서 스쿼시 시작했다고. 그래서 저녁 늦게 퇴근해 스쿼시 하는 거라구.

할 수 없는 핑계는 쪼 치우고, 해야 할 이유를 찾으니 할 수 있는 방법들이 꽤나 많더라구. 그런 내 이야기가 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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