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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ked Jun 01. 2022

3. 마음의 구조

'나', 마음을 담는 그릇

'나'는 '마음'을 담는 그릇


앞에서 살펴본 대로 우리가 마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생각을 마음이라고도 하고 감정을 마음이라고도 하며 욕구를 마음이라고도 한다. 또 육체에 대한 정신의 개념처럼 몸에 대한 마음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마음이라는 단어의 개념에 대한 정의를 하지 않으면 마음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많은 시행착오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일단 마음은 감각/감정/생각 + 욕망이고 나는 이것을 담는 그릇으로 정의하고 설명하겠다. 다시 말하면  나는 마음을 담는 그릇으로 정의한다. 여기에 이견을 갖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복잡하고 광범위하게 설명되어진 마음의 개념을 이 에서는 편의상 이렇게 정의하고 시작하려 한다.


'나'를 인식하는 요소 - 마음


보통 사람들이 나를 인식하는 방식은 육체적인 감각과 정신적인 감정, 생각을 통해서 인식한다. 감각을 통해 나의 육체적인 한계를 인식하고 감정과 생각을 통해 정신적인 한계를 인식한다. 보통 ‘나’라고 하면 이렇게 인식된 세 가지 요소를 통해 ‘나’를 인식한다. 이렇게 인식한 나외에 또 다른 나도 존재한다. 바로 욕망이다. 욕망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겠지만 세가지 요소(감각, 감정, 생각)에 더하여 한 가지 다른 성질의 요소(욕망)가 존재한다. 이렇게 나를 인식하고, 세상을 인식하고,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것들을 '마음'이라고 본다.


하지만 살다보면, 이러한 세 가지 요소 더하기 한 가지 요소(3+1요소) 말고 무언가 다른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일반적인 사람들도 문득 느낄 때가 있다.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거나, 일어나는 생각을 부정하는 또 다른 나를 인지한다거나, 몸에 고통이 왔을 때 문득 고통스럽지만은 않은 또다른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렇게 문득 느껴지는 ‘실체로서의 나’가 존재한다. 이 에서는 이것을 ‘진아(眞我)'라고 일단 정의하기로 한다.


'나' 와 '마음' 의 관계     

 


1. 나 = 자아(自我) 

2. 가아(假我) ↔ 진아(眞我) : 진아의 반대개념을 가아라고 한다.

3. 유아(有我) ↔ 무아(無我) : 무아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유아라고 한다.

4. 육체와 정신과 욕망을 담는 그릇 = '마음'를 담는 그릇 = 실체로서의 나 (진아: 眞我) = 나의 경계(한계)



마음을 투명한 비커에 비유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나'를 일반적인 ‘마음’의 요소를 담는 그릇이라고 보는 것이다. 투명한 비커에 네 가지 요소(감각, 감정, 생각 + 욕망)가 담겨 있다고 보는 것이다. 즉 세 가지 기본요소와 플러스요소가 담겨 있다. 세 가지 기본요소인 감각, 감정, 생각은 개인에 따라 모양, 크기, 색깔, 재질, 개수가 다 다르다. 여기에 플러스요소인 욕망은 액체의 형태를 띠고 비커 전체에 퍼져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투명한 비커에 흙탕물이 담겨 있다고 보고, 비커는 '나' 혹은 '나의 한계'라고 보고, 흙알갱이를 '감각/감정/생각'으로 보고 물을 '욕망'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나’라는 비커에 담겨있는 마음의 요소들 (감각/감정/생각+욕망)

간략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1.  감각, 감정, 생각 – 비커 안에 모양, 크기, 색깔, 재질, 개수가 각각 개인에 따라 다른 존재

2.  욕망 – 비커 전체에 담겨있는 액체. 사람마다 그 양이 다르다.

3.  나 – 비커 같은 그릇. 외부와의 경계 즉, 나의 경계           

* 나의 경계로서 마음을 제외한  4 요소(감각, 감정, 생각, 욕망)가 모여 ‘나’라는 개인적인 특성, 즉 성격을 이룬다.


'나' 의 종류


자아(自我)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는 마음의 요소를 나라고 생각한다. 감각과 감정과 생각과 욕망을 사용하는 나를 ‘나’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자아(自我)’라고 여긴다. 이런 자아의 개념은 뒤에서 말하는 ‘진아(眞我)’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가아(假我)’라고 하고, 가아(假我)와 진아(眞我)를 합쳐 유아(有我)라고 하며 이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무아(無我)를 상정한다.


*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 감각, 감정, 생각 + 욕망 → 자아(自我)

* 불교에서 바라보는 나 – 그릇  → 진아(眞我) = 나의 경계 = 마음

* 불교에서 추구하는 나 – 그릇을 무한이 넓혀 경계가 없어진 상태 → 무아(無我) = 무심(無心)


진아(眞我)

진아(眞我) 는 깨어있는 나를 의미한다. 깨어있다는 것은 나의 경계에 있다는 의미이고, 그렇게 나의 경계에서 자아(自我:假我)를 바라보는 것을 알아차림이라고 하고 그러한 알아차림을 유지해 나가는 것을 마음챙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알아차림은 자각이고 마음챙김은 자각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무아(無我)

이렇게 나의 경계 혹은 나의 한계점인 마음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 이유는 무아(無我)가 되기 위한 것이다. 무아(無我)는 곧 무심(無心)이 된다. 무아란 마음의 경계인 '나' 끝간데 없이 넓어져서 무한(無限)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마음의 경계인 '나'는 사라지게 된다. '나'라는 경계가 사라지면 나와 남을 구분짓는 경계가 사라져서,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자가 된다. '나'는 삼라만상(森羅萬象) 그 자체인 것이다.

이 때 나의 특성(요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육체를 가지고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이상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육체와 육체에 의해 존재하는 정신(감정/생각)과 욕망은 오롯이 존재한다. 하지만 경계가 없어진 나는 이러한 특성(요소)에 휘둘려 사는 것이 아니라 특성(요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진다. 이것이 걸림없이 마음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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