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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ked Jul 09. 2022

D. 선악(善惡)의 이중성

정의를 위한 정의

보통 우리가 선악을 얘기할 때 선은 좋은 것이고 악은 나쁜 것이라고 배운다. 그리고 이러한 선악의 개념을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배운다. 하지만 우리는 선이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지 정확히 배워본 적이 없다. 선은 이런 것이고 악은 이런 것이라고 하는 대략적이 사회적인 도덕률에 의해서 우리는 선과 악을 상정한다.

하지만 선을 좋은 것이라고 하고 악을 나쁜 것이라고 정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선악기준을 어디에 둘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준이 존재할 수가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기준이 존재한다면 이 기준은 영원불멸의 기준인가 아니면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할 수 있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과거의 시대에는 죄악이었던 것들이 지금은 당연히 인정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또, 같은 시대라 할 지라도 지역에 따라 죄악의 기준이 얼마나 다른가. 예를 들어 여성들의 복장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신체의 얼마만큼을 가리는가에 따라 그것이 죄가 되기도 한다. 시대를 기준으로 보면 비키니수영복이 그렇고, 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무슬림 여성들의 복장이 그렇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보통의 경우 사람을 죽이는 것은 당연히 중범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전쟁터에서는 어떤가? 살인이 범죄라고 해서 적병을 죽이는 것을 멈춰야 하는가? 당연히 아니다. 죽이고 죽는 전쟁터에서 또 다른 윤리규범이 존재한다.


또한 기준이 존재한다면 누구를 위한 기준인가하는 것이다. 선악을 구분짓는 이유는 지켜야 할 것이 있는 경우가 많다. 지켜야 할 것은 종교나 정치체제 혹은 기타 여러단체가 기득권층의 이익이나 권리를 지키는 갓을 의미한다. 이들은  구축해놓은 체제를 공공히 하기 위해 집단의 규율을 만들고, 이 규율을 지키는가 지키지 않는가에 따라 제재를 가한다. 이러한 제재에 의해 옳고 그름이 나눠지고, 다시 좋고 나쁨의 개념으로 나눠지고 이것은 선악으로 둔갑한다. 이 선악을 기준으로 죄를 만들고 다시 규율을 만들어나간다. 이 개념은 집단 전체의 이익이나 존재 자체에 위협하는 전쟁과 같은 상황이 되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집단의 이익을 위해 규율은 조금씩 변해간다. 그리고 그들은 공공선(公共善)이라는 개념을 통해 선의 개념을 좀더 공적인 영역에 놓고자 한다.


개인마다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좋고 나쁨이 공적인 영역으로 갈수록 옳고 그름으로 바뀌고 다시 정의라는 이름으로 깃발을 올린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정의를 부르짓는 집단간의 충돌이 일어나게 되고 자신들의 정의를 위해 집단은 소속된 개인들을 희생시킨다. 이때쯤이면 처음 만들었던 집단의 선악은 사라지고 이익과 배신만 난무한다.


이렇게 선악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사회질서를 유지하기위한 규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잘못된 선악의 개념으로 인해 생기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질 않아야 한다. 과거엔 집단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킨 시대가 있었다. 충과 효라는 인간이 가져야할 덕목을 집단의 소수기득권의 이익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정신으로 변질시킨 시절이 있었다.


선악은 절대적이지 않다. 선악은 개인이나 집단의 좋고 나쁨이고 그로인해 옳고 그름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그 기준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늘 변한다. 이렇게 변하는 선과 악을, 또한 그것을 나누는 그 기준을 절대시 해서는 안된다. 그 이유는 선악은 옳고 그름을 만들고 이것은 다시 분별을 만들고 이 분별은 마음을 갈라치기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악을 절대시 하는 순간 마음공부는 날아간다. 마음은 선악 이전의 세계이고 논리 이전의 세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악으로 마음을 구분해서는 안된다. 마음은 형체도 없고 실체도 없다. 마음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선악으로 마음을 물질화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마음공부와 멀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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