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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ked Sep 02. 2022

11. 감각(感覺)

나와 세상을 잇는 고리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 

    

욕망은 감각, 감정, 생각이 일어나서 내면의 욕구와 결합할 때 일어난다. 그래서 욕망이 일어나는 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통로인 감각을 알아야 한다. ‘고통과 쾌락, 그리고 고통도 쾌락도 아닌 감각’을 통해 세상의 정보가 ‘나’에게 들어온다. 그렇게 감각을 통해 들어온 정보는 ‘좋고, 싫음, 그리고 좋지도 싫지도 않은 감정‘을 만들기도 하고, ‘옳음, 그름, 옳지도 그르지도 않은 생각’을 만들기도 한다.      


감각: 고통/쾌락/고통도 쾌락도 아닌 감각

감정: 싫음/좋음/싫지도 좋지도 않은 감정

생각: 옳음/그름/옳지도 그르지도 않은 생각     


감각은 이처럼 세상과 나를 직접적으로 연결하고 세상에 내가 존재하도록 한다. 또한 육체적인 감각은 정신적인 감정과 생각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음의 3가지 요소는 ‘자아’를 만들고, 욕구와 결합하여 다양한 욕망을 통한 삶의 형태를 만들어 간다.      


다섯 가지 감각기관 – (), (), (), (), /피부()  


내가 세상을 만나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감각(感覺)이다. 다섯 가지 감각기관 – ····(피부) – 은 인간을 세상과 만나게 해준다. 이렇게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오감(五感)이라고 하며 한자로는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라고 한다. 이 감각기관은 각각의 대상이 존재한다. 눈은 빛을 통해 사물을 보고, 귀는 소리를 듣고, 코는 냄새를 맡고, 혀는 맛을 보고, 몸(피부)은 촉감을 느낀다. 


을 통해서는 사물의 모양크기색깔을 보고, 

귀를 통해서는 음파의 강약과 고저장단 소리를 들으며, 

를 통해서는 향기와 악취를 맡으며, 

를 통해서는 다양한 맛을 보고, 

피부를 통해서는 접촉아픔냉온의 촉감을 느낀다.


이런 사물(빛), 소리, 냄새, 맛, 촉감을 감각기관의 대상이라고 한다. 감각기관과 대상을, 짝을 지어서 열거하면 눈 – 사물(), 귀 – 소리코 – 냄새혀 – (피부– 촉감이다. 

     

이렇게 감각기관이 대상을 만나는 순간 뇌에서는 인식이 일어난다. 이런 인식작용을 눈의 인식, 귀의 인식, 코의 인식, 혀의 인식, 몸의 인식이라고 한다. 인식이란 감각기관이 대상을 접촉할 때 일어나는 뇌의 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을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이라고 하며, 이 다섯 가지 의식을 전오식(前五識)이라고 한다. 이 다섯 가지 의식은 순수하게 감각기관을 통해서 일어나는 인식을 의미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보통의 경우 감각기관이 모든 대상을 다 인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눈으로 사물을 보지만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만 인식된다. 소리의 경우 낮에는 인식되지 않았던 것들이 밤에는 선명하게 들리기도 한다. 냄새의 경우는 냄새를 맡고 조금 지나면 냄새를 계속해서 인지하지 못한다. 맛은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고 컨디션에 따라 맛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촉감의 경우 앉아있는 엉덩이의 감촉을 인식한 순간 인지하게 된다. 이렇게 감각기관은 항상 존재하고 접촉하고 있음에도 우리가 인식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섯 번째 감각기관 – ()  


전오식(前五識)이라고 하는 다섯 가지의 인식 방법 외에, 한 가지 더 인식이 일어나는 방식이 있는데, 이것을 여섯 번째 인식 방법 즉, 육식(六識)이라고 한다. 감각기관을 ()로 보고, 감각대상을 생각(심리작용)으로 보는 것이다. 다른 감각기관은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맛보거나 감촉을 느끼거나 하는 직접적인 감각작용이 일어나지만, 이 여섯 번째의 감각기관은 조금 다르다. 


뇌에서 생각이 일어나면, 그것을 뇌가 감각하고, 뇌가 인식한다고 보는 것이다. 즉, 한 생각이 일어나면 그것을 알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어난 생각을 ()이라고 보고, 감각하는 뇌를 ()라고 보고, 그렇게 의(意)에서 만들어진 인식을 의식(意識)이라고 하고, 여섯 번째 만들어졌다고 육식(六識)이라고도 한다. 여기에서 일어난 생각인 법은 전오식과 육식에서 만들어진 모든 의식을 말한다. 즉, 다섯 가지 감각기관에서 일어난 의식과 뇌 자체에서 발생하는 의식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같이 생각에 따라 인식이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사람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늘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이렇게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 꼭 감각기관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앞생각을 통해 뒷생각 만들어지며, 한 가지 생각이 다른 생각을 낳아 처음 했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렇게 연속하는 생각의 작용뿐만 아니라 기억하고 분석하고 추론하는 모든 인식 작용을 육식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 여기에서 법(法)은 불교에서 말하는 ‘진리’라는 개념이 아니다. 불교에서 법(法)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의미를 지녀서, 처음 불교명상을 접하는 사람들이 개념을 잡아나가는 데 어려움을 준다.

                                    

* 좀 더 설명하자면 육식은 앞의 전오식(前五識)과 함께 ‘현재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칠식(七識)인 ‘말나식(末那識)≒잠재의식’과 팔식(八識)인 ‘아뢰야식(阿賴耶識)≒무의식’이 있다. (5. 마음의 깊이 참조). 이 부분의 자세한 사항은 뒤에서 다시 설명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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